금투협, 증권사 중심 대체거래소서 STO·NFT 거래 검토증권형 토큰·NFT, 자본시장법 적용…증권사 업무영역 포함최근 가상자산 시장 침체…관련 분석 보고서 수 크게 줄어
  • 국내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실적 부진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이라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실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일 가상자산 리서치에 열을 올리던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관련 분석 보고서를 내지 않는 등 관심이 부쩍 줄어든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현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체거래소(ATS)에서 증권형토큰(STO)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가상자산 수탁 및 지갑(월렛)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 STO와 NFT는 증권사 업무영역에 포함되는 만큼 향후 ATS에서 거래토록 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투협은 향후 가상자산을 지수화해 상품화한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나채절 금투협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금투업계의 의견을 국회와 정부 당국에 잘 전달할 것”이라며 “업계의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협회는 현재 7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 인가 준비와 법인설립 등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중 예비인가 및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오는 2024년 초 ATS 업무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도입되는 ATS는 현재 제도상 상장주식과 주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DR)으로만 거래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선진국 대비 거래 범위가 매우 협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가상자산 등 정규 거래소에서 다루기 어렵거나, 거래하지 않는 다양한 자산을 ATS에서 거래할 수 있다”라며 “국내 도입되는 ATS에서도 가상자산과 NFT 등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따른 수익성 창출 여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눈에 띄게 얼어붙으면서 관련 업황 분석에 나섰던 국내 증권사들도 최근 관련 분석 보고서를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가상자산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과 윤창배·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이 꾸준히 가상자산 시장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나머지 증권사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이는 앞서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투자와 운용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데 경쟁을 펼쳤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진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등에서 가상자산 분석 리포트를 경쟁적으로 발간한 바 있다. 

    그러나 루나와 테라 사태를 기점으로 가상자산 관련한 보고서 발행이 뜸해졌다. 당시 비트코인이 개당 2만달러선까지 무너지고 가상자산 헤지펀드와 거래소, 대출업체들이 잇달아 도산하자 증권가에서 나오는 가상자산 리서치 보고서 또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증권가도 관련 시장 리서치에 함부로 나설 수 없게 됐다”라며 “시장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은 것이 한 몫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안팎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불황에 빠졌다고 우려하는 현재 상황에서 리서치를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라며 “증권사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지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