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밀 가격 5.9% 상승… 작년比 67%↑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 급등뚜레쥬르 일부 매장·개인 사업자 가격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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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식품·외식 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빵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각종 원부재료비 상승 등이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15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밀 가격은 톤당 431.55달러로 전날(407.39달러)보다 5.9% 상승했다. 431.55달러는 지난해 평균보다 무려 67.3%, 4월 평균보다도 10.1%나 오른 수치다.
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수출 비중이 약 25%를 차지하는데, 두 나라가 전쟁을 시작하면서 밀 가격은 20%이상 급등했다. 게다가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마저 밀 수출을 금지한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은 밀의 약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밀가루 뿐만 아니라 주재료인 설탕, 계란 등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 세계 1위의 설탕 수출국 브라질의 설탕 생산량이 감소하고 고유가로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 생산량이 늘면서 설탕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다. 계란 한 판 가격도 7000원대다.
대형 베이커리 가맹점들은 가맹본부의 일정 가이드라인 안에서 점주들이 제품 소비자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로 매장별로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최근 가격을 올린 뚜레쥬르 점주는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올라 며칠전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토로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격 조정은 가맹점주 재량"이라면서 "본사 차원에서의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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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자영업자나 중소 빵집들도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전북 전주의 대표 과자점 전주PNB풍년제과 본점은 지난달에 주요 과자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수제 초코파이는 1900원에서 2300원으로 인상했다. 대전 성심당의 대표 빵 튀김소보로도 지난 1월부터 1500원에서 1600원으로 값이 뛰었다.
경기도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 씨는 "인건비, 임대료, 재료값이 너무 심하게 올라 제품 가격을 500원가량 올렸다"며 "밀가루, 버터, 우유 안오는 게 없을 정도라 한계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정부는 정부는 식용유·돼지고기 등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식품 원료 7종에 대해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할당관세는 수입 물품에 대해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밀과 밀가루에 대한 관세율이 각각 1.8%와 3.0%에서 0%로 물량 제한 없이 낮아진다. 원가 상승 압력을 낮춰 생활·밥상 물가를 잡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