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확대 따라 감가상각 비용도 증가BDI 강세로 벌크선 부문 실적 고공행진매출 작년 4조 이어 올해 5조 돌파 예고
  • ▲ ⓒ팬오션
    ▲ ⓒ팬오션
    팬오션이 벌크선 확대에 주력해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벌크선은 크기에 따라 척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해 감가상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해운업이 지난해부터 역대급 호황을 나타내면서 투자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의 벌크선 부문 감가상각 비용은 2018년 1401억원에서 ▲2019년 1667억원 ▲2020년 1866억원 ▲2021년 2975억원 등 매년 늘고 있다. 올 1분기에도 벌크선 감가상각비는 12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492억원 대비 146.5% 급증했다. 

    선박 감가상각비는 도입원가를 회계상 법정 내용연수로 나눈 금액으로, 매년 비용 처리된다. 팬오션이 벌크선 운영 척수를 최근 3년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

    팬오션의 드라이 벌크(건화물) 운영 선대는 2019년 145척 규모에서 ▲2020년 186척 ▲2021년 262척 등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도 파나막스(Panamax)급을 한대 추가돼 5월 기준 263척이 운영되고 있다.

    팬오션의 벌크선 투자 효과는 벌크선 운임 지표인 BDI(발티운임지수)가 급증한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팬오션은 2018년 2조6684억원을 비롯해 ▲2019년 2조4672억원 ▲2020년 2조4972억원 등 2조원대를 유지하다가 2021년에는 4조6161억원으로 급증했다. 팬오션은 매년 매출의 70% 이상을 벌크선 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8년 2039억원 ▲2019년 2100억원 ▲2020년 2252억원 등 2000억원대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5729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4%로 2015년 이후 6년 만에 10%대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000을 전후로 횡보해온 BDI가 지난해 5월 3000 돌파에 이어 10월 550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팬오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BDI는 원자재를 실은 배가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지를 뜻하는 것으로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한편 경기선행지표로 쓰인다.

    BDI는 6월 15일 기준 2387로,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낮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에도 BDI가 2000대를 유지한 덕에 팬오션 매출(1조4409억원)과 영업이익(1691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9%, 245.8% 급등하며 호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올해 팬오션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의 2022년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이 5조8617억원, 영업이익은 6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21%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도시 봉쇄 해제에 따른 철강 가동률 상승, 중국의 석탄 수입 관세 철폐, 브라질 및 호주의 철광석 수출 확대가 하반기 건화물선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 외에도 인도의 전력 부족에 따른 호주·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 확대,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에 따른 기타 국가로부터의 석탄 수입 확대 역시 건화물선 운임의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팬오션 측은 “올해는 비록 2021년 대비 물동량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나, 2021년 높은 수요 증가의 배경에 2020년의 기저효과가 있음을 감안,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2022년 드라이 벌크 해운 시황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