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9시 41분께 전용기 통해 입국"예측 가능한 변화에 적응 유연한 문화 만들어야"네덜란드-독일 등 방문 주요 관계자와 사업 논의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오전 9시 41분께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오전 9시 41분께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뉴데일리DB
    “시장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유럽 출장에서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출장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9시 41분께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이 부회장은 "고객들과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 및 영업 마케팅을 위해 고생하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며 "몸은 피곤했지만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도 갔었고 BMW 고객도 만나고 하만 카돈도 방문하면서 자동차업계 급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해외출장을 통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지역의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우선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방한한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반도체 산업 협력을 강화와 관련해 얘기한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다. 뤼터 총리는 평소 ICT·전기차·e-Health 등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에도 큰 관심을 보여 왔으며, 반도체 이외의 분야에서도 삼성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이어 이 부회장은 같은날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며, 이번 미팅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배석했다.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ASML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15일에는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IMEC은 1984년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로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ASML과 IMEC을 연이어 찾은 것은 삼성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또 하나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