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현대 수직증축 추진…GS건설·포스코건설 등 주목 좁지만 주변 아파트와 인프라 공유…주변 개발 호재도
  • ▲ 송파현대아파트 전경ⓒ박정환 기자
    ▲ 송파현대아파트 전경ⓒ박정환 기자
    재건축사업이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추진에 애를 먹으면서 새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부상하고 있다. 

    판이 커지자 참여 건설사들의 체급도 높아졌다. 최근엔 200~300세대 규모의 소규모 리모델링 사업에도 1군 건설사들이 참여하며 브랜드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송파2동 송파현대아파트도 2개 동 243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올해 준공 26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얼마 전 주민동의율 66.3%를 달성,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려면 소유주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음주 설계업체와 계약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8일 직접 찾은 송파현대아파트는 세대 수가 적은 만큼 부지 면적이 좁은 편이었지만 입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우선 아파트 주변으로 송파동삼성래미안아파트(845세대), 래미안송파파인탑아파트(794세대), 송파한양2차아파트(744세대), 가락삼맨숀아파트(936세대) 등 단지들이 자리 잡고 있어 상업시설 등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서울 집값의 대장주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에 위치해 있다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교통의 경우 가장 가까운 9호선 송파역이 도보 10~15분 거리에 위치해 초역세권은 아니다. 2호선 잠실역의 경우 버스로 20~25분이 소요된다.

    이날 만난 한 지역주민은 "송파현대는 규모가 작지만 주변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들과 인프라 공유가 가능해 편의성이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변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있어 향후 단지 가치가 더욱 뛸 것"이라고 말했다.
  • ▲ 송파현대아파트 전경ⓒ박정환 기자
    ▲ 송파현대아파트 전경ⓒ박정환 기자
    업계에 따르면 주변의 노후 단지들도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보 2~3분 거리에 위치한 가락삼익맨숀아파트는 준공 38년이 된 935가구 규모의 단지다.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상 30층, 1531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한양 1·2차도 재건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현대아파트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는 용적률 문제가 컸다. 현재 이 단지의 용적률은 352%에 이른다. 

    통상 정비사업 중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이 200%가 넘으면 가구 수가 늘어도 집 면적이 좁아져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또 단지의 부지 자체가 넓지 않은 것도 리모델링에 나서게 된 이유가 됐다.

    추진위에 따르면 리모델링 방식으로는 수직증축을 통해 일반분양분 29가구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수평증축은 기존의 아파트 건물 옆에 새 건물을 지어 덧대는 방식이다. 시공 난이도는 수직증축보다 낮지만 건폐율이 높거나, 단지 부지가 좁으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에서 층수를 2~3개층 더 올리는 방식이다. 수평증축보다 면적의 제한이 적어 사업성이 더 좋지만 고난도의 시공 기술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제약도 많다. 예컨대 수직증축의 경우 건물 하중이 급증하기 때문에 지반이 단단한 암반으로 이뤄져야 시공 허가가 떨어진다. 반면 토사 등이 섞여 지반이 약하다면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

    송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부지가 넓지 않고 단지 주변에 다른 아파트들이 많아 건물을 옆으로 늘리는 수평증축엔 한계가 있다"며 "결국 일반분양을 늘리려면 수직증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직증축 허가를 받은 성지아파트와 도보 2~3분 거리라 지반이 암반일 가능성이 높고, 설계업체도 수직증축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송파현대아파트 전경ⓒ박정환 기자
    현재 추진위가 접촉 중인 건설사로는 포스코건설, GS건설 등이 있다. 두 회사는 단지 앞에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기원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 등 적극적인 사업 참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수직증축 인허가 1호인 성지아파트(잠실 더샵 루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같은 강남권에서 고난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가 수주함으로써 리모델링 부문 영향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GS건설은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연구조직인 '리모델링Lab'을 신설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를 예고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리모델링 사업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다만 규제 완화안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당분간은 리모델링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