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모두 충족한신평 “현 수준 재무부담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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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림페이퍼 실적이 수년째 부진을 지속하면서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무림페이퍼 재무지표는 이미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충족한 상황으로, 이대로라면 강등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페이퍼의 3월 말 연결 부채비율은 266.3%로 1년 전보다 15.4%p 높아졌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58.3%로 0.7%p 오르며 재무건전성이 약화했다.

    무림페이퍼 부채비율은 역대 최대이며,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56.9%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아트지, 백상지 등 인쇄용지를 제조해 판매하는 무림페이퍼는 2008년 국내 유일의 표백화학펄프 제조업체 무림P&P(구 동해펄프) 인수, 펄프-제지 일관화 공정을 갖추고 있다. 국내 인쇄용지 시장에서 무림페이퍼와 무림P&P는 지난해 기준 3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2011년 매출 1조284억원으로 ‘1조 클럽’ 가입 이후 2019년까지 매년 1조~1조100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올려왔다.

    그러나 2020년 매출은 9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줄고,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60.4% 급감하며 수익성이 둔화했다. 

    코로나19 이후 제지 수요가 위축되며 주요 제품가격이 하락했고, 판매량이 줄며 실적이 악화됐다. 실제 2020년 펄프가격은 톤당 500달러대로 전년 고점 800달러 대비 크게 떨어졌고, 인쇄용지 가격도 수출 가격 기준 톤당 99만원으로 전년보다 9만원 가량 줄었다.

    무림페이퍼는 인쇄용지의 국내 유통가격을 2020년 톤당 92만원 수준에서 2021년 102만원으로 높이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이 결과 매출은 1조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회복 반면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개선이 더뎠다. 국제 펄프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와 해상운임료 등 비용 증가가 원인이 됐다.

    올 1분기 무림페이퍼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6.9% 늘었고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반면 당기순손실이 29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올 들어 시장가치가 상실돼 판매가 불가능한 재고자산을 폐기하는 등에 따른 비용이 추가됐고, 외화환산이익·파생상품평가이익 등이 축소된 영향이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 속에 무림페이퍼의 재무구조도 취약해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그동안 무림페이퍼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trigger·방아쇠) 기준을 ▲‘에비타(EBITDA)/금융비용 2.5배 미만’ ▲‘순차입금/EBITDA 7배 초과’로 제시한 바 있다.

    무림페이퍼의 연결 실적에서 금융자회사 무림케피탈을 제외한 조정연결실적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9.5배, 올 3월 말 기준 11.6배로 모두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EBITDA/금융비용’도 지난해 3.1배에서 올 들어 2.4배로 축소하며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가중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판가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수익창출력 회복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차입금을 단기간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경감시키기는 어려워 현 수준의 과중한 재무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무림페이퍼는 무림P&P와의 시너지효과 기반 수익성 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화학펄프 품질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무림페이퍼는 2020년 37억원, 2021년 43억원, 올 1분기 11억원 등을 연구개발(R&D)에 투입 중이다.

    무림페이퍼 측은 “다양한 고객 니즈 충족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친환경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선진국 시장 비중을 확대해 높은 수익성 확보하는 한편 신규 시장을 개척해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