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피킹부터 상품 운반 등 전자동화자동 완충·테이핑·송장 부착으로 포장생산성 30~40% 향상
  • 이송 AGV가 바닥면의 QR코드를 따라 물건을 옮기고 있다. ⓒ도다솔 기자
    ▲ 이송 AGV가 바닥면의 QR코드를 따라 물건을 옮기고 있다. ⓒ도다솔 기자
    지난 13일 오전 10시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내부는 작업자의 분주한 걸음 소리 대신 전기차가 주행할 때 나는 기계 소리만 들린다. 

    CJ대한통운이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공개했다. 이 센터는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에 5층 규모로, 이중  1개층(2층)이 스마트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풀필먼트란 여러 고객사들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포장·검수·출고·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일괄처리하는 서비스다.

    2층에 들어서자 몸체 위로 선반을 얹고 다니는 로봇청소기같이 생긴 ‘고정노선 운송로봇(AGV)’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 이송 AGV. ⓒ도다솔 기자
    ▲ 이송 AGV. ⓒ도다솔 기자
    센터 내부에는 영양제, 마스크, 구강청결제 등 고객사의 물건으로 가득하다. 일반 물류센터에서는 사람이 보관존에서 주문 상품들을 일일이 찾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은 후 작업공간으로 가져와 배송박스로 옮겨야 한다. 하지만 이 센터에서는 사람이 상품을 찾으러 갈 필요가 없다. 

    작업자가 터치스크린을 통해 상품을 호출하자 피킹(선반에서 상품을 꺼내는 작업) AGV가 상품을 가져온다. 소비자 주문에 맞는 상품을 꺼내 박스에 옮기면 이송 AGV가 박스를 들고 검수존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작업자가 보는 터치스크린에는 선반 몇 번째 칸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 디지털중랑계가 상품의 물건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있다. ⓒ도다솔 기자
    ▲ 디지털중랑계가 상품의 물건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있다. ⓒ도다솔 기자
    AGV가 피킹존에서 가져온 박스를 작업자가 컨베이어에 올려놓으면 디지털중량계가 무게를 측정한다. 측정값이 미리 축적한 상품 무게 데이터와 비교해 ±5% 이내면 통과되고 초과하면 별도로 분류된다. 

    예컨대 박스에 100g짜리 영양제 2개와 300g짜리 손세정제 1개가 담겨 총 무게가 500g일 경우 총 무게가 475g~525g이면 합격 판정을 받고 검수존을 자동 통과하게 되는 식이다.

    CJ대한통운은 센터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한다. 이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부피와 무게의 합계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이 데이터는 포장박스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스템이 상품 부피값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박스를 자동으로 배정한다. 상품이 박스 안에 담기면 3D 비전 스캐너로 빈공간이 측정돼 로봇팔이 적정한 양의 종이완충재를 넣는다. 테이핑과 송장부착 등 작업도 모두 사람 없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포장생산성은 약 30~40% 가량 높아졌다.

    조주형 군포 풀필먼트센터 센터장은 “각 구간마다 최적화된 자동화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작업동선을 없앴다”며 “현재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로, 일반 물류센터 작업방식 대비 5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 상품이 자동 완충재 충전 후 자동으로 운송장이 붙어 이동 중이다. ⓒ도다솔 기자
    ▲ 상품이 자동 완충재 충전 후 자동으로 운송장이 붙어 이동 중이다. ⓒ도다솔 기자
    검수를 마친 후 포장·분류 과정에서도 사람 손을 거칠 필요 없이 모두 로봇의 몫이다. AGV가 상품과 박스 이송을 알아서 해주니 사람은 제자리에서 피킹과 화면 터치, 바코드 스캔 외에는 움직일 일이 없다. 이 센터에는 101대의 피킹 AGV와 25대의 이송 AGV가 운용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융합형 풀필먼트를 통해 시간·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품질 높은 원 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셀러들은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배송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