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반도체 업황 불안감 증폭3분기 낸드값 최대 13%까지 하락 전망미국 주도 칩4 참여 검토도 업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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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3분기 최대 1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더해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 참여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24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7~9월) 낸드플래시 가격 예상치를 기존 3~8% 하락에서 8~13% 하락으로 하향 수정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시장 공급 과잉이 심화됐다"며 "3분기 가격 하락이 확대되고 하락은 4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의 가격이 전 분기대비 8~13% 하락할 것으로, 기업용·소비자용 저장매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3차원(3D)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은 하락폭이 15~20%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은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정 고도화로 인한 공급이 늘어나며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노트북, TV, 스마트폰 등에 대한 시장 수요 전망치가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 가격도 2분기에 비해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내놓은 기존 전망치(-3~8%)를 한참 넘어선 수치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가격 하락이 현실화하자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4조3000억원 규모의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안건을 보류했다. 삼성전자 역시 추가 증설계획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마이크론도 오는 9월부터 신규 공장 등 설비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도 올해 설비 투자액 계획을 기존 400억~44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낮춘 상태다.

    여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 참여를 검토하면서 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동맹인데, 우리나라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을 자극해 제2의 사드 보복 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대중국 수출입 비중은 40%, 홍콩 포함시 60%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수출 비중은 30% 이상이다. 중국과의 반도체 교역량은 지난해 760억달러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