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업황 속 은행지주 카드사들 선전…전년비 3.1% 증가신한·우리카드 10%대 성장 vs KB국민·하나카드 실적 악화충당금 증가, 고위험군 대출자산 감축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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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어려워진 업황 속에서 카드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일부 카드사는 불확실성을 대비해 충당금 규모를 늘리면서 저조한 실적을 받아들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911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836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127억원으로 전년 동기(3672억원) 대비 12.4% 증가하며 반기 실적으론 역대 가장 많다.

    신한카드 측은 규제강화, 조달비용 상승,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영업 자산의 성장 및 매출액 증가 영향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본업인 신용카드 수익은 1조4853억원으로 4.8% 늘어난 반면 할부금융 수익(858억원)과 리스 수익(235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3%, 26.2%씩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우리카드도 상반기에 134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지난해보다 10.6% 증가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보다 64.6%나 늘어난 13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크게 성장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판 매출증대 및 금융자산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억원 증가한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상반기에 전년 대비 2.8% 감소한 2457억원이 당기순익을 거뒀다. 카드업계 전반에 걸친 악재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 하락은 보수적인 충당금 추가적립에 따른 것이란 게 KB국민카드의 설명이다. KB국민카드의 신용손실충당금적립액은 2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억원(21.1%) 늘었다.

    하나카드도 올해 상반기 11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16.5% 감소했다. 4대 금융지주 카드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 측은 자금조달 비용 상승, 선제적 고위험 대출자산 감축, 일반 관리비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현재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충당금 적립 이슈는 하반기에도 카드사 전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기순이익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