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1800TEU급 발주 ‘투자 신호탄’단기금융상품 포함 4조 규모 현금자산 확보우수한 재무구조 기반 원활한 자금조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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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글로벌 선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중장기 경영 전략 실행에 본격 착수했다. HMM은 5년간 15조원을 들여 선복량·항만 터미널 등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 기반 투자전략도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사와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395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2조8870억원)의 4.83% 규모다. 2024년 9월까지 선주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HMM의 중장기 프로젝트 기반 선단 확대를 위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800TEU급 컨선은 태국 방콕항에 기항할 수 있는 최대 선형으로 ‘방콕막스’로 불린다. 지난달 인천~태국·베트남 신규 항로를 개설, 1800TEU급 컨선 필요성에 따라 선박건조를 의뢰했다는 분석이다.HMM의 선박 발주는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HMM은 이달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 82만TEU에서 2026년 120만TEU로 늘리고 ▲벌크선과 탱크선대를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90% 확장 ▲터미널 물류시설 및 기기 확대를 골자로 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이를 위해 5년간 15조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선박 투자 3조7000억원, 친환경 설비투자 1600억원을 포함한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에 10조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미래전략사업 5조원 ▲e-플랫폼 구축 및 ERP 고도화 1500억원 등이다.HMM의 1분기 매출 4조9187억원 가운데 컨테이너 수송은 4조6683억원으로 94.9%의 비중을 차지해 압도적으로 크다. 벌크화물 수송은 2090억원으로 4.3%를 차지하며 그 외 터미널운영 수익이 414억원으로 0.8%를 기록했다.HMM은 강점을 지닌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의 1.5배 수준까지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벌크선 비중 확대로 사업 안정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벌크선은 소형선부터 대형선까지 균형을 유지하며 현재 19척에서 30척으로, 탱크선은 VLCC(초대형 유조선) 중심으로 10척에서 25척으로 각각 늘릴 예정이다.HMM은 아울러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보유 선박에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를 비롯해 LNG운반선 등 저탄소 선박 확충, 친환경 연료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운임 솔루션 적용, 내륙운송을 연계한 서비스 고도화 등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대대적인 투자전략의 배경에는 호실적에 따른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HMM은 지난해 매출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53.5%에 달하는 눈부신 실적으로 10년 불황을 한방에 털어냈다.HMM은 올 1분기에도 매출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이 18조4452억원, 영업이익은 11조540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에 이어 신기록 갱신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59.9%에 이른다.HMM 실적은 2분기를 정점으로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운운임 조정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로 물동량 감소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22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은 3997를 기록 중으로 1년 만에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다만 HMM의 투자 여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HMM의 3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2조9037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1조원 이상 확대됐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자산은 4조38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4.7% 증가했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임 시항과 이익 개선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도 현금은 결국 남는다”며 “최악의 경우 다시 불황이 찾아온다고 해도 HMM은 신규 초대항 션박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버틸 체력이 생겼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