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동량 위축, 현물 운임 하락세삼성·LG 가전사업, 물류비 부담 수익성 위축"물류비 비중 1%p 하락시 영업이익 '3천억'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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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LG전자
    지난해부터 삼성과 LG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을 괴롭혔던 물류비가 올 하반기 들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물류비 비중이 1%p만 줄어도 3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는 분석도 나오는 만큼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08.92포인트 내린 3887.85을 기록했다.

    SCFI는 지난 1월 사상 첫 51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낙폭을 줄여가다 지난 5월 20일 18주만에 반등한 뒤, 6월 10일까지 4주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또 다시 7주 연속 내리며, 지난해 6월 25일 이후 1년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상 물동량까지 줄며 해운 운임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필두로 판매량을 늘리며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지난해부터 원재료 구매가격과 해상운임 등 물류비 상승의 부담이 지속되면서 악화되고 있다.

    올 2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은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나, 원가 부담 상황이 지속되며 이익은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LG전자 H&A 사업도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선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공간 인테리어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한 신가전 및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2분기 매출 8조676억원을 기록, 분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인상 및 물류비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감소한 4322억원에 그쳤다.

    LG전자의 경우 올 1분기 운반비만 1조838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40.9% 늘어난 8576억원을 기록했다. 1년새 운반비만 수천억원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다행인 점은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물류비만 안정화되면 수익성도 정상화될 수 있는 구조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H&A 사업의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2019년 8%에서 올해 14.5%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물류비만 정상화돼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 산술적으로는 1%p당 영업이익 3000억원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