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취재수첩] 당당치킨은 어떻게 대세가 됐을까

고물가 시대에 1/3 가격 '치킨'의 득세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포 판매량과 견줘높아진 치킨 가격에 대한 반발 심리도 더해져

입력 2022-08-08 10:57 | 수정 2022-08-08 11:11

▲ ⓒ홈플러스

가격이 미덕인 시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하며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커지면서다.

엔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 수요 증가를 기대했던 대형마트들은 최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농수축산물에 이르기까지 자사 인프라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마진을 최소화하고 여러 이름을 붙여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고물가로 인해 위축된 소비 심리를 어떻게든 풀기 위함이다.

홈플러스가 선보인 당당치킨은 이 같은 소비심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에 6990원, 양념치킨은 7990원으로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치킨 가격의 1/3 수준이다.

앞서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네시스BBQ 윤홍근 회장이 “치킨 값 3만원”을 주장하면서 당당치킨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로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6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26만 마리에 달한다. 점포당 하루 평균 판매량은 60마리다.

반면 일반 치킨 전문점은 이보다 낮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업종의 평균 매출은 2억8500만원이다. 치킨 가격을 2만원으로 놓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1만4250마리, 하루 평균 39마리를 판매하는 셈이다.

영세업자가 아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 평균 매출은 5억9400만원. 치킨 한 마리 가격을 동일한 2만원으로 계산하면 일선 점포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80마리다. 치킨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점과 비교해도 당당치킨의 판매량은 상당하다.

2010년 롯데마트가 5000원대 통큰치킨을 선보이자 ‘골목상권 파괴’, ‘대기업의 횡포’ 등의 멸칭이 따라붙었던 것과는 새삼 대조적이다. 당시 통큰치킨을 판매하는 롯데마트 주변을 ‘닭세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판매 중단 시위를 벌이고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자영업자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판매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통큰치킨이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가 중단된 것은 정부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SNS에 영세업자가 울상을 지을만 하다, 통큰치킨은 미끼상품이 아닌가 등의 글을 올리자 결국 롯데마트는 백기를 들었다.

당당치킨이 통큰치킨과는 달리 롱 런 할 수 있는 것은, 물가 위협과 더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거치면서 평균 물가 상승보다 더 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배달 앱의 등장으로 실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더 늘어난 점도 있다.

가격이 미덕인 시대다.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치킨의 가격 범주가 넓어지고 선택의 폭이 확대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소비자들이 팍팍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외부의 방해 없이 또 다른 당당치킨이 나오길 바라는 바다.
조현우 기자 akgn@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