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 39억원… 전년比 19.7% ↑광고비·판촉비 줄이고 공장 출고가 올리는 등 수익성 집중"하반기 유흥 채널 판매 확대 위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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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맥주
    제주맥주가 2분기 영업손실 폭을 늘리며 적자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 이후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지만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2분기 매출은 64억742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다.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23억3819만원에서 25억2002만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9억960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늘어났다.

    지난해 제시했던 오는 2025년까지의 실적 가이드라인 달성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영업이익 13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뒤 2025년까지 연평균 매출 39.7%, 영업이익 90.1%씩 성장해 최종적으로 매출 1884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제주맥주는 청사진 달성을 위해 여름 성수기임에도 지난해 2분기 11억3190만원이었던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를 8억9859만원으로 줄였다. 제주위트에일 등 주요 제품의 공장출고가를 6.43% 올리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또 올해에만 ‘플루티제’, ‘제주 라거’, ‘제주 누보’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하고 추가로 힙합 레이블 AOMG과 ‘아워에일’, GS25와 함께 ‘맥BTI’를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제주’ 맥주라는 태생적 한계도 부담이다. 제주도 내 양조장에서 생산한 맥주를 육지로 옮겨 판매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2분기 운반비로만 9억4984만원을 지출했다. 광고선전비와 판촉비용보다 높은 수치다.

    수제맥주의 신화로 불리며 상장에 성공했던 제주맥주의 부진이 이어지는 것은 내부적인 문제 외에도 경쟁 심화를 꼽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수제맥주 신제품이 36종이 출시된 데다,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국산·수입맥주 가격을 절반 가까이 할인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희소성과 가격적인 메리트가 줄어든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다만 2020년부터 급성장한 수제맥주 업계가 과도기를 거치면서 향후 2~3년 내에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F&B 산업의 경우 트렌드에 따라 수십 개의 브랜드가 생겨났다가 1~2개 브랜드만가 생존하는 만큼, 소비자 인지도와 자체 생산능력을 갖춘 제주맥주가 재편된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반기에는 엔데믹으로 인해 가정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유흥 채널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