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경영 승계 1위 후보 신 전무 올해 롯데지주 주식 1만1796주 매입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라, 고심 깊은 것으로 전해져
  • ▲ (왼쪽부터)신동빈 회장, 신유열 전무ⓒ롯데지주
    ▲ (왼쪽부터)신동빈 회장, 신유열 전무ⓒ롯데지주
    롯데그룹이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家)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신동빈 회장의 대외 활동에 적극 동행하면서 신 전무 보폭과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 승계를 염두해 둔 행보로 본다. 다만 신 전무는 신사업 성과 등으로 경영 승계의 명분을 쌓아야만 하는 무거운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 전무는 현재까지 거론된 유일하면서 유력한 롯데그룹의 승계 후보이다. 

    그룹의 인사 발표 시기는 지난 4년 간 11월, 12월 각각 2번씩 인사가 단행된 만큼, 올해도 11~12월 사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너 2, 3세들은 초고속 승진 절차를 밟는다. 통상 차장,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부회장 순으로 승진하며, 이 과정에서 그룹의 성장 동력이 되어줄 신사업 분문이나 그룹 핵심 사업 부문에서 과시적인 성과를 드러내면서 재계에서 존재감과 목소리를 키우게 된다. 

    신 전무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신 전무는 지난 2022년 한국 롯데케미칼 상무로 인사가 단행된지 1년 만인 2023년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로 승진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올해에도 지난 2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 6월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무가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첫 입사한지 4년 만이다. 이번 인사로 신 전무가 한·일 롯데 사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본다.

    신 회장은 신 전무를 롯데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 전무는 신동빈 회장과 해외 출장을 비롯한 국제 행사, 경영 전략 회의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신 회장 주재의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사 경영진과 함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 처음으로 롯데지주 주식도 매입했다.

    신 전무는 지난 6월, 9월 2달에 걸쳐 롯데지주 주식 7541주, 4255주를 각각 사들이면서 총 1만1796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전체 지분의 0.01% 수준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는 게 롯데그룹 측의 설명이다. 

    신 전무의 경영 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신 전무가 그룹 핵심 사업이나 신사업에 성과를 보이며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문제는 아직까지 그룹 내에서 뚜렷하게 드러낼 성과가 없다는 점이다. 신 전무도 이 같은 ‘성과’에 대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신 전무와 같은 1980년대생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현대 정기선 부회장 등은 경영 전면에 나서며 경영 능력을 입증받는 상황 속 차세대 경영자로 입지를 다지는데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무가 주도하거나 추진하는 사업 등과 관련한 성과를 대외적으로 보여 주어야 되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미국 경기 냉각 가능성, 중국 성장둔화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 속 사업 전반의 경영환경이 어려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