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일방적인 밀실‧특혜매각… 전면 투쟁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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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반발이 암초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2008년에도 노조와의 합의를 찾지 못해 실사를 하지 못한 전례가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하면서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 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의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수출 확대로 대우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의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조선 기자재와 하청 제작 업체 등 지역 뿌리산업과도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앞서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노사 관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극심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이번 결정이 일방적인 밀실, 특혜매각이라며 매각 진행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은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단순히 어느 재벌에 넘길 것이냐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한국 조선산업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각 진행 내용을 당사자인 대우조선지회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밀실, 특혜매각을 진행한다면 대우조선지회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리력을 동원하여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뛰어들었을 때도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계약 전 실사조차 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고용 및 임단협 승계, 매각에 따른 개인별 보상 및 위로금 지급, 우리사주조합 지원, 회사 자산처분 금지, 자본구조변경 금지 등을 요구했다. 한화는 “고용 및 임단협 승계는 하겠지만, 노조의 다른 요구 사항은 경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한화그룹은 최근 조선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제2의 빅 사이클 초입에 돌입하고 있다고 판단, 양사의 결합이 대우조선해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에 힘입어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달러(약 41조원)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 풍력 진출, 친환경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 대우조선해양이 조기 ‘턴 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