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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일양약품 수사… 꿈만 쫓은 코로나 치료제의 민낯

입력 2022-09-30 06:00 | 수정 2022-09-30 06:00
일양약품의 '슈펙트'는 백혈병 치료제다. 그런데 이 약은 한동안 국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것은 믿어도 되는 걸까"

#코로나19

일양약품은 2020년 3월 슈펙트가 48시간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0% 감소시키는 치료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5월 러시아에서 슈펙트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국내에서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로 해외서 임상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주가는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일양약품의 주가는 두달 후인 7월 10만6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2021년초부터 소액주주들의 코로나19 관련 임상결과 궁금증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직접 회사를 향해 임상과정에 대한 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3월 일양약품은 러시아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면서 실패를 인정한다. 기존의 약물을 활용해 새로운 적응증을 확보하려던 임상 3상 실패는 사실상 회복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의문 

그럼에도 일양약품은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해 6월 코로나19 초고속 진단기기 상용화 기업인 지나인제약과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에 나선다고 밝힌다. 지나인제약은 지난 22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았다. 실상 언제부터 '코로나19 초고속 진단기기 상용화 기업'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따지고보면 코로나 치료제 임상에서 실패한 기업이 곧바로 백신 연구개발을 선언한 것부터 신뢰감을 저하시키는 요소다. 이후 더이상의 진척된 내용은 찾을 수 없다. 다만 일양약품의 경우 백신생산공장을 비롯해 생산규모는 국내 선두수준이다.

#데자뷰-메르스

일양약품은 메르스 치료제 개발 사업에 참여해 발굴한 후보물질과 '슈펙트'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실험결과를 얻었다고 2020년 3월 밝혔다. 결과도출을 이끌어낸 것은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에서 시행한 시험관시험(in vitro)이다.

앞서 언급한 모든 일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경찰은 해당 결과가 허위라고 판단해 수사에 들어갔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슷한 사례를 이전에도 찾아볼 수 있단 사실이다.

일양약품은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슈펙트가 메르스에도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대한바이러스학회의 검증을 통해 입증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항바이러스치료제 후보물질 중에서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슈펙트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찾게 됐고, 대한바이러스학회가 이번 한국에서 발생한 환자로부터 분리된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용해 '시험관 실험'을 진행했다"는 것. 

반복되는 데이터 속에서 무엇을 정확히 봐야할지 다시 한번 묻게 된다.

"우리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손정은 기자 jeso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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