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한 달간 신규 가입 고객 9%만 선택 콘텐츠 다운로드 불가, 인기 프로그램 시청 제한 등 발목내년 초 준비 중인 '계정 공유 금지' 따른 가입자 이탈 방지 전략 차질
  •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선보인 광고요금제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내년 초 준비 중인 계정 공유 금지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저가 요금으로 책정된 광고요금제를 통해 계정 공유 금지로 인한 이용자 이탈을 방지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보 분석업체 안테나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미국에서 넷플릭스에 가입한 신규 이용자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고객을 포함한 전체 미국 고객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0.2%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역시 광고요금제 도입 전과 도입 후의 일간이용자수(DAU)를 비교해 보더라도 250만~300만 명 사이로 신규 요금제 출시에 따른 뚜렷한 유입 효과는 없는 상황이다.

    광고요금제의 경우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기존의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 보다 4000원 저렴한 55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튜브 광고를 보기 싫어 프리미엄에 가입하는 구독자가 상당한 국내 시장에서 5000원의 요금을 지불하면서까지 광고를 봐야 하는 것은 국내 소비자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체 콘텐츠의 5~10% 수준을 시청할 수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10%에 오리지널 콘텐츠가 포함될 경우 시청 경험을 크게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 밖에도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 불가, 4인 계정 공유와 비교 시 부족한 가격 경쟁력 등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광고요금제의 흥행이 생각보다 부진하면서 내년 초를 목표로 준비 중이던 계정 공유 금지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억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계정 공유 이용자를 추적해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정책이 시행될 경우 이용자들의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자 중 42.5%는 계정 공유를 유료화할 경우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저가인 광고요금제를 통해 이용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계정 공유 금지 정책 시행에 앞서 광고요금제를 선보였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준비 중인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오히려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