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오너 3세 나란히 STX중공업 인수전 참여한화 “조선업 수직계열화” vs HD현대 “엔진 스펙트럼 확대”차기 후계자 입지 확대 달려… “향후 경쟁구도 심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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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오너 3세이자 재계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양사 모두 오너 3세로 차기 총수수업을 받고 있는데다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신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어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2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를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이며, 인수 금액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인수 참여를 먼저 공식화한 것은 HD현대다. 지난 15일 HD현대 계열사 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서 경영권 지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늘어나고 있는 선박용 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육상엔진 발전 사업 및 조선기자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선박용 저속엔진 부문에서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HSD엔진, STX중공업은 글로벌 3대 사업자로 꼽힌다.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에 STX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접목할 경우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 다양화가 가능하고 그룹 내 조선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뒤늦게 한화의 참전 소식도 전해졌다. 한화 또한 15일 STX중공업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품는 한화그룹이 STX중공업까지 인수해 엔진부터 선박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루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조선사임에도 불구하고 선박엔진 생산 능력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뒤져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업 첫발을 떼는 한화의 입장에서 기술력을 갖춘 STX중공업은 군침 도는 매물이 아닐 수 없다.아울러 STX중공업이 보유한 함정용 소형 엔진 등 방산 기술력도 매력적이다. 한화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방산 부문 시너지 도출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 흡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재계는 양사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STX중공업 인수에서도 맞붙게 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특히 각사에서 이번 인수를 지위하는 인물이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물밑경쟁이 예상된다. 실제 두 사람 모두 STX중공업 인수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이 두 사람은 또래인 데다 그룹에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시기, 대표이사로 승진한 시기 등이 비슷해 절친으로 알려진다. 동시에 오너 3세로 차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어 승계 연착륙을 위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김동관 부회장은 올해 들어 ㈜한화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보폭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2020년 9월 사장으로 승진한 후 2년 만이다.그는 그룹 부회장직과 동시에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이사, ㈜한화 전략 부문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를 함께 맡으며 그룹의 주력사업인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김동관 체제’ 확립과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숙제를 앞두고 있는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워온 ‘M&A 승부사’로 통하고 있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정기선 사장도 올해 3월 정기 주총을 통해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리며 본격 경영 가도에 올랐다. 작년 10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4년 만에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지 5개월 여 만이다.그는 그룹의 주력인 조선해양 부문 실적 개선과 함께 자율운항 선박, 친환경 선박 등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특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올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에 따라 인수에 실패한데다, 30년 만의 오너체제 부활을 위해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STX중공업 인수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재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 보니 진검승부가 예상된다”면서 “한화그룹이 조선업에 진출하면서 절친으로 불리던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의 경쟁구도도 앞으로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