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생보사 작년 상반기 계약유지율 분석삼성생명, 13회·25회차 각각 90.06%·75.44%2020년 전영묵 사장 취임 이후 유지율 급성장
  • ▲ ⓒ삼성생명
    ▲ ⓒ삼성생명
    생명보험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요 생보사들 중 꿈의 숫자로 불리는 '13회차 유지율 90%'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전면 도입된 보험사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선 계약유지율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지율 방어'가 보험사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0일 국내 20개 주요 생보사의 작년 상반기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삼성생명이 13회차 계약유지율 90.06%를 기록해 20개 생보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보험사들은 반기에 한 번씩 계약유지율 현황(13회차~85회차)을 공개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13회차 유지율 90%는 이른바 '꿈의 유지율'로 통한다. 삼성생명이 상장된 해인 지난 2010년 5월 이수창 당시 삼성생명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장기 유지 고객으로 남게 하기 위해선 유지율 개선이 필수"라며 '13회차 유지율 90%대 달성'을 목표로 언급한 바 있다.

    삼성생명의 계약유지율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전영묵 사장 취임 이후 크게 개선됐다. 2018년 81.2%, 2019년 81.4%로 생보업계 평균 수준에 머물렀던 삼성생명의 13회차 유지율은 전영묵 사장 취임 이후인 2020년 85.2%, 2021년 88.3%로 수직상승했다. 이러한 개선세에 힘입어 작년 상반기 90%대 유지율 달성에 성공했다.

    25회차 계약유지율에서도 개선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18년 66.2%, 2019년 61.0%에 머물렀던 유지율이 2021년 68.8%, 작년 상반기 75.33%까지 올랐다.
  • ▲ ⓒ삼성생명
    삼성생명 외에 계약유지율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 주요 보험사는 NH농협생명, 푸르덴셜생명, 라이나생명, 하나생명 등이다. 이 중 푸르덴셜생명은 이달부터 KB생명과 KB라이프생명으로 통합 출범했다.

    라이나생명은 25회차(78.34%), 37회차(69.48%), 49회차(58.77%)에서 유지율 1위를 싹쓸이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5회차를 제외한 모든 회차에서 3위권 내에 들었다. 농협생명도 푸르덴셜생명과 마찬가지로 전 회차에서 준수한 유지율을 보였다.

    소형사 중에선 하나생명이 압도적인 유지율을 보인 가운데, 처브라이프생명이 최하위 불명예를 썼다. 13회차 유지율(68.81%)에서 20개 생보사 중 유일하게 80%를 넘지 못했고, 37회~61회차 유지율은 고작 20%대에 그쳤다. 

    푸본현대생명은 13회차 유지율 2위(88.0%)를 기록했으나 73회차에선 최하위(26.0%)에 머물렀다. DGB생명은 85회차 유지율 16.80%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생보사 유지율 중 유일한 10%대 기록이다.

    DGB생명은 경영공시에서 "부실 보험대리점(GA)의 일부 미유지 계약건 영향으로 73회차 유지율 회복 및 장기회차 유지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 경영에 있어 보조지표로 활용돼 왔던 계약유지율은 IFRS17이 도입된 올해부터 보다 중요한 평가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IFRS17은 보험계약을 통해 예상되는 장래이익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일단 부채로 계상한 뒤, 매년 일정 비율로 상각해 수익으로 인식하는 '발생주의' 회계를 택한다. 

    '현금주의' 방식을 택했던 이전 회계기준(IFRS4)에선 매년 들어오는 보험료를 수익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계약유지율이 나빠도 충당이 가능했으나, IFRS17 체제에선 유지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에선 '예실차(예정과 실제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곧 실적 상승으로 직결된다"며 "초기 계약 판매 시 가정한 유지율 수치가 떨어지면 보험사 입장에선 CSM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유지율 관리가 이제는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