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부채 평가 → 시가로이익 원천 '계약서비스마진' 관건K-ICS… 5개 하위 리스크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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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새해부터 보험사 회계가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발생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 체제로 본격 전환된다. 이에 맞춰 감독회계도 신(新)지급여력제도인 'K-ICS'로 재편된다.

    'IFRS17 시대'를 맞아 보험사들은 이익의 원천이 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바뀐 K-ICS제도에서 요구하는 신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IFRS17 관련 개정 사항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부터 보험사 회계 방식이 IFRS17로 전면 전환됐다.

    IFRS17에선 보험부채의 평가 방식이 시가 평가로 바뀐다. 보유한 보험부채를 매년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선 금리 변동 관련 리스크가 커져, 향후 준비금을 더 쌓아야하는 등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IFRS17 도입 시 재무적으로 큰 타격이 예상됐으나, 최근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부담이 상당히 줄었다는 평이다. 

    보험수익과 비용의 인식 방식도 기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 방식으로 바뀐다. 현금주의에선 매년 들어오는 보험료가 수익이며, 여기서 지급보험금 및 판관비 등을 뺀 차액을 당기순이익으로 인식한다.

    발생주의에선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실제 보험서비스(위험 보장)를 제공한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게 된다. 이를 위해 받은 보험료(보험부채)를 BEL(최선추정부채), RA(위험조정), CSM 등으로 나누고, CSM을 전 보험기간에 걸쳐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보험사는 보험료의 크기보단 CSM 비중이 높은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해졌다. 일반적으로 건강보험이나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CSM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난 수 년 간 보험업계가 저축성상품 판매는 줄이고, 보장성상품 판매는 늘리는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울러, CSM을 비롯한 BEL, RA 등이 모두 가정에 기반해 산출된다는 점에서 '예실차(예정과 실제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주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계약유지율이나 손해율, 사업비율 등의 예실차가 커지면 CSM을 전면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는 보험사 경영신뢰도가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편, 보험업계는 IFRS17 전면 도입으로 경영전략 변경 외에, 새 지급여력제도인 K-ICS 시행에 따른 재무건전성 관리에도 더 큰 자원 투입이 요구된다. 요구자본 산출시 측정하는 리스크 종류가 이전 RBC제도에 비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전 RBC제도는 보험·금리·시장·신용·운영 등 5대 리스크를 측정했는데, K-ICS는 기존 5대 리스크에 추가로 장수·해지·사업비·대재해·자산집중 등 5개 하위 리스크를 신설했다. 또 리스크 측정 방식도 보다 정교해져 이전보다 요구자본이 크게 늘어날 여지가 생겼다.

    이에 건전성 이슈가 부각된 일부 보험사(MG손해보험, KDB생명)는 이번 IFRS17 전환 시 기존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선택함에 있어 보다 많은 CSM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정소급법' 대신 '공정가치법'을 선택하기도 했다. 

    CSM이 보험사 이익의 원천이기는 하나, 회계상으로는 여전히 부채로 계상돼 있기 때문에 자본여력이 부족한 보험사에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두 보험사 외에 자본여력이 비교적 충분한 보험사들은 수정소급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ABL생명‧AIA생명이 1년, 교보생명 2년, 신한라이프‧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 3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