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넉달만에 증가… 안심전환 효과전세대출 두달 연속 감소… 통계 이후 처음부동산 규제완화 대출증가 요인… 모니터링 강화
  •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가계대출 잔액이 넉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짐에도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2조8000억원 줄면서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나며 전세자금대출도 4000억원 줄었다. 전세대출은 지난해 11월 1조원 감소한 이후 두 달 연속 줄었다. 전세대출이 줄어든 것은 201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감소세에도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억원 늘었다. 재작년 10월 4조7000억원 증가 이후 최대폭이다. 직전월에 보합을 이뤘던 것과 대조된다. 준공 아파트의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안심전환대출 실행 등으로 주담대 취급이 확대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1170조3000억원으로 9조4000억원 감소했다. 직전월 10조5000억원 증가폭을 거의 되돌린 셈이다. 기업의 연말 제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일시 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이 주효했다.

    대기업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에서 6조1000억원 감소로 돌아섰고, 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4조원 증가에서 3조3000억원 감소로 뒤바뀌었다. 대기업들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이 늘었고, 코로나19 금융지원 규모가 점차 축소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지며 은행 총수신잔액은 2243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5조2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 감소폭(15조1000억원)이 대부분이었다. 정기예금은 직전월 27조7000억원 증가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은행간 수신경쟁 완화로 인한 가계 자금 유입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말 재정집행에 따른 지자체 자금 인출도 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높아진 금리 수준과 정부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감소했다"며 "올해도 이런 경향이 가계대출 안정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이어 "12월 중 주담대 증가세는 안심전환대출 취급이 상당부분 영향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재차 늘어날 요인이 있어 관련 모니터링을 적극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