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어 TV 시대에 적용해 온 전통적 시청률 측정 방식 한계에 부딪혀"다양한 시청 플랫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대안 필요"새로운 미디어 측정 기관 택한 디즈니의 전략, 업계에 새로운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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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Disney)가 전통적인 TV 시청률 측정 방식을 버리고, 스트리밍 TV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측정 전략을 택했다. 기존 리니어(linear, 선형) TV 시청률을 측정하는 낡은 방식으로는 스트리밍 TV의 정확한 데이터 측정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디즈니 애드버타이징(Disney Advertising)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연례 테크&데이터 쇼케이스를 열고 광고 측정 플랫폼인 EDO,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 측정 공급업체인 삼바 TV(Samba TV)와 미디어 측정 관련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주요 미디어 회사들이 시청률 및 데이터 조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닐슨(Nielsen)이 스트리밍 TV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디즈니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디즈니는 정확한 시청률 데이터를 측정해 광고주들에게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시청률을 기반으로 광고 단가가 정해지는 만큼, 디즈니의 전략은 미디어 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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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스트리밍 자회사인 훌루(Hulu) 플랫폼을 시작으로,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EDO의 측정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디즈니는 방송 중 집행되는 광고의 경제적 영향을 마케터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EDO의 측정 방식을 대학 미식축구 경기와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 적용한 바 있다.다니엘 브라운(Danielle Brown) 디즈니 애드버타이징 데이터 활성화 및 카테고리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은 "EDO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함으로써 스포츠 생중계를 즐겨보는 대규모 시청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인사이트를 광고주에게 제공하고자 한다"며 "스트리밍은 물론, 인터넷 검색이나 웹사이트 방문과 같은 오디언스들의 디지털 행동에 대한 광고 노출의 영향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미디어허브 월드와이드(Mediahub Worldwide)의 마이클 피너(Michael Piner) 어드밴스드 광고(advanced advertising) 담당 부사장은 "디즈니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디어 업계가 새로운 결과 기반 측정 지표를 채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융합형 TV의 광고 퍼포먼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디즈니는 또한 닐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삼바TV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한다고 밝혔다.지난해 디즈니는 삼바TV와 함께 디즈니의 100개 광고주를 대상으로 멀티 스크린에서의 광고 도달률(reach)과 빈도(frequency)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도달률은 일정 기간 동안 광고 노출 수 대비 광고를 시청한 오디언스의 비율을 의미하고, 빈도는 광고를 접한 오디언스에게 광고가 노출된 빈도를 뜻한다.해당 연구는 멀티 스크린을 활용하는 오디언스에게 똑같은 광고를 한 번만 보여주는 디즈니의 광고 효과성을 입증했다. 도달률이 56%에 달하는 캠페인도 있었으며, 이는 디즈니의 디지털 채널 시청자의 절반 이상은 동일한 광고를 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즈니는 이같은 결과를 '전통적인 미디어 측정 기준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타당성의 근거로 내세웠다.디즈니는 미디어 고객들을 위한 컨설팅과 시청률 측정, 데이터 분석 등을 강화하기 위해 퍼블리시스 미디어(Publicis Media)의 글로벌 리서치&데이터 사이언스 부문 전 수석 부사장인 에릭 캐버너(Eric Cavanaugh)를 영입했다. 에릭 캐버너는 현재 디즈니 애드버타이징의 측정 트랜스포메이션 & 인사이트 부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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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가 속해 있는 광고협회 VAB(Video Advertise Bureau)가 닐슨의 광고 측정 기준과 방식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 시청률 표준인증기관인 MRC(The Media Ratings Council)에 닐슨 인증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결국 닐슨이 MRC 인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최근에는 리니어 TV와 스트리밍 TV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를 수 있는 시청률 측정 기관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