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위 미래에셋증권, 당기순이익 전년 比 47.7% 감소 한화·SK·다올 등 중소형사 실적 급감…한화證 적자 전환부진 폭 시장 예상치 넘어…부동산 PF 위기 본격 반영 모습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국내 증권사들이 결산 실적을 내놓기 시작한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등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일제히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시장에서 예측했던 수준보다 더 심각한 실적을 내놓고 있어 실적 발표를 앞둔 나머지 증권사들도 긴장에 빠진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해 잠정 실적치를 발표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일제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지난 2021년 증권업계 최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43.1% 줄어든 8459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7.7% 감소한 61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어닝쇼크(시장 전망치 10% 하회)를 간신히 면했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9335억원이었으나, 실제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9.4%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5.8% 감소한 57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56.1% 줄어든 423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또한 앞서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했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6938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를 추진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3% 줄어든 98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766억원으로 같은 기간 56.5% 감소했다.

    이밖에 SK증권은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97.1%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1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6.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438억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중국 에너지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민사 항소심에서 일부 패소한 영향으로 원고에게 배상액을 선지급하면서 당기순손실 47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Trading) 본부가 안정적인 손익구조를 구축해 시장 영향과 무관한 흑자구조를 확보할 것"이라며 "기업금융(IB) 본부는 부동산 PF를 넘어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증권사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는 금리인상과 부동산 PF 위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자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작년 말 시작된 부동산 영업 둔화가 4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더욱 악화한 실적을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증시 불황에 부동산 PF 위기까지 겹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특히 급감했다"라며 "지난해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은 중소형사들의 위기가 실체로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문제는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더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대다수 증권사가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모두 긴장에 빠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