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 후보 선임 결정 존중하나 선임 절차 등 미흡"금융사 이사회 운영 및 경영진 성과 보수체계 적정성 등 점검 금감원 업무 관행 혁신…금융사 정기검사 대상 사전 통보 예정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금융사의 책임경영 문화를 조성하고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올해 금융지주사와 은행 등의 지배구조 구축현황과 이사회 운영상황, 성과보수 체계의 적정성 등에 대해 점검한다. 금융사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2023년 금융감독 방향'을 발표하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관련 주요 업무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임과 관련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선 존중을 표했다. 그는 "새로운 회장 후보께서 더욱 건강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만들어 나가 우리금융지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다만 금융회사의 회장 선임 절차 등이 글로벌 기준에 비춰 미흡한 측면이 있는 만큼 승계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은행 등 금융회사 이사회와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현황에 대한 실태점검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사회 기능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금융사 경영진에 대한 성과보수 체계를 지나치게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기보다는, 향후 발생 가능성 손실위험 등을 충분히 고려한 중장기 성과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했다. 

    이 원장은 "은행은 일반기업과 달리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및 자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의사결정에서도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하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에 대한 자금공급, 지원 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횡령 사고, 이상 외환거래 등 일련의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선 경영실태평가 시 내부통제 부문 평가비중을 확대한다. 거액 금융사고 등 발생 시 신속히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금융사고에 관한 적시 대응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자본시장 공정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악성루머 유포 및 불법 공매도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해 금융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시장교란 행위는 엄중히 조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업무 관행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발전과 혁신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는 대목이 없는지 스스로 돌아보면서 낡은 규제와 감독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검사·제재 업무와 관련해선 매년 초 검사계획 발표 시 금융회사에 정기검사 대상임을 사전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금융사에 정기검사 대상을 미리 통보해 자체적으로 점검할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제재 과정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금융회사의 방어권이 보장되도록 제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속하고 투명한 인허가 심사를 통해 금융사 신사업을 지원하고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겠다"라며 "이러한 차원에서 외국․일반 사모펀드 등록․보고 심사를 전담하는 펀드신속심사실을 신설하고, 심사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함으로써 신속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동남아시아 등 주요 영업거점 지역 금융당국을 직접 방문하고 해외 금융당국 수장을 국내로 초청하는 등 원활한 신규진출과 영업 애로 해결 등 금융권의 숙원사업 해소를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