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들과 MBTI 공유하며 MZ 맞춤식 소통 나서사진 부스 유행 따라 MZ 직원 위한 이색 복지도수평적 리더쉽, 유연한 조직문화·직원 역량 발휘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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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사장이 MZ세대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경영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HD현대는 지난 15일 자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기선 사장이 최근 입사한 한국조선해양 신입사원 10명과 함께 식사와 티타임을 가진 모습을 공개했다.정 사장과 신입사원들은 각자의 MBTI(성격유형검사)를 옷에 이름표처럼 부착하고 서로의 MBTI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MBTI는 최근 몇 년 새 인터넷과 SNS에서 확산하며 큰 인기를 끈 성격 유형 검사다. MZ세대들은 서로의 MBTI를 물으며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는 등 소통의 열쇠로 삼고 있다.정 사장도 이날 본인의 MBTI를 ‘INTJ’라고 소개했다. INTJ는 감정보다는 이성을 추구하고 분석을 선호하는 유형으로, ‘용의주도한 전략가’라고 불린다.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신입사원들에게 T와 F의 차이를 아는지, 여행 전 계획을 세우는 타입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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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직에서 수평…기업문화 변화 없인 살아남기 어려워”정 사장은 2021년 10월 취임 이후 직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하는 스킨십 경영에 적극적이다.지난해 9월 정 사장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MZ 직원을 위한 복지가 필요하다는 직원의 의견을 들었다.이에 정 사장은 MZ세대 사이에 포토부스에서 즉석 사진을 찍는 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복지차원에서 직원 결혼식장에 사진 부스를 설치, 이색 복지로 이목을 끌었다.또 자율주행선박 자회사 아비커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개인적인 일상 이야기부터 사업 이야기까지 격의 없는 소통을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이처럼 신비주의나 권위를 내려놓고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오너의 소통 방식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길을 열고 유연한 업무 환경 속 직원들의 창의성과 역량 발휘를 위한 필연적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역사에서 젊은 세대들은 언제나 혁신적이고 진보적이었지만 MZ세대, 특히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평등과 공정성을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특징을 보인다”며 “자기주도 성향이 강하고 자기개발에 민감한 Z세대는 공정한 보상과 충분한 대우가 뒷받침되면 상사의 지시가 없더라도 알아서 성과를 낸다. 기업 리더 입장에선 혁신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들과 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서 교수는 “앞선 세대들은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내면 된다는 주의가 강했지만 이들은 결과도 과정도 따진다. 성과급을 받더라도 본인이 납득이 안 되면 오너에게 곧장 메일로 항의해 답을 얻어내는 세대”라며 “이들은 기존 갑을 관계 프레임에 매달리는 게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룰을 만들고 있다. 수평적 기업문화로의 변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