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대신 활로 찾기T맵 손잡은 KB, 모빌리티 질주신한 등 카카오모빌리티 지분투자
  • ▲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 카카오T 블루 택시가 콜을 받아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정류장에 카카오T 블루 택시가 콜을 받아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대형 은행들이 IPO 대어 카카오모빌리티를 두고 전방위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자 장사' 오명을 벗어내기 위한 기업 직접투자 활로 찾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투자규모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을 고려하면 4% 이상의 지분투자가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초기 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크룹(TPG)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 예상된다. TPG는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이며 설립당시부터 함께한 투자자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도 상장을 노린 투자지분이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은행으로 넘어가게 되면 안정적 자금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분투자는 우리은행이 제일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의지가 큰 만큼 협상에 상당한 진척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됐다는 점은 변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강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신사업을 성공한 경험을 살려 모빌리티에서도 의미있는 투자성적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리딩뱅크 경쟁 중인 KB국민은행이 지난해 T맵에 투자한 이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도 신한은행을 자극하는 지점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티맵모빌리티에 2000억원을 투자해 8.3% 지분을 확보했다. 택시, 대리, 퀵서비스, 렌터카 등 다양한 연동 통합서비스 출시와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 결합이 기대됐다. 아직 협력 초기 단계지만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소액 대출상품을 출시하는 등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단기 일자리를 찾는 근로자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에서 융합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돈 잔치' 비판여론이 높아지는 것도 이번 투자향방에 눈길이 쏠리는 지점이다. 예대금리차를 키워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투자 다변화 기조가 강해지는 기류"라며 "이번 딜이 은행권의 변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