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자간담회 개최… 퀀텀점프 전략 발표5년간 1조5000억원 투자… 향후 매출 5~10%로 확대
  • ▲ 강구영 KAI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가영 기자
    ▲ 강구영 KAI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가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5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세계 7위 우주항공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이를 위해 5년간 연구개발(R&D)에만 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이후 6~10년간 투자금액을 매출의 5~10%인 3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서 “2050년까지 퀀텀 점프를 통해 경쟁 업체를 이겨내고 선도하겠다”며 “초점은 R&D에 있다. 수출을 통해 얻은 이익을 R&D에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KAI는 올해를 세계 7위의 글로벌 항공우주기업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퀀텀점프(Quantum Jump)전략을 발표했다. 보잉, 에어버스에 버금가는 아시아 대표 항공우주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KAI의 목표다. KAI는 지난해 기준 매출 22억달러로 전 세계 방산업체 가운데 37위를 기록했다.

    국산 항공기 개발을 향한 도전과 열정이 깃든 KAI DNA(유전자)를 이어받고 제2의 창업 수준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우선 KAI는 미래 전투기 시장 대응과 자주국방 항공력 강화를 위해 6세대 전투기와 고기동 헬기 개발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민군 겸용 미래형 비행기체(AAV) 독자 플랫폼 개발 등 대형사업을 조기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주력사업을 발굴하고 지속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미래형 신(新)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내수에서 벗어나 군·민수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FA-50 폴란드 수출로 가능성을 확인한 유럽 시장 진출에 힘을 쏟는 한편 전통 수출지역인 동남아와 남미 시장도 강화한다. 특히 올해는 UAE와 이집트에 집중하고, 내년에는 미국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체질 혁신에도 나선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증강현실 등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가속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R&D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8년부터 2032년까지 3조원으로 늘리고 2033년 이후로는 전체 매출의 5~10%로 투자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KAI는 2025년 매출액 4조1000억원을 달성하고 수주금액 10조4000억원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강구영 사장은 “대한민국의 땅길, 바닷길은 삼성, 현대, 대우가 열었다면 이들이 열지 못한 하늘길은 KAI가 담당할 것”이라면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돈을 빌려서라도 오는 2027년까지 절박한 심정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구영 사장은 지속적 언급되고 있는 KAI의 매각설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강 사장은 “매각 수요자로 계속 여러 기업이 언급되는데 이는 부정하지 않겠다”며 “KAI가 그만큼 안정적으로 사업을 잘하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뜻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각에는 KAI의 최대 주주인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확인한 바로는 정부에서 KAI가 잘하고 있으니 두고 보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또 국가 안보의 핵심인 항공우주전력을 과연 민간에 넘겼을 때 담보가 되겠느냐 하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록히드마틴, 보잉과 같은 불세출의 회사도 정부 통제를 통해 운영된다”며 “정부에서 항공우주전력은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공급자 측면에서 매각에 대한 큰 걱정은 없다”며 “저에겐 임직원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임직원 90% 이상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