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공장 수주 논의 '활발'… 5공장도 건립에피스, 대형 바이오시밀러 미국·유럽 진출미래먹거리로 점찍은 ADC… 해외기업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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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오늘(21일)로 창립 12주년을 맞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4조원을 향한 발걸음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창립기념일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합병한지 1년이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공장의 매출인식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등 대형 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ADC(항체약물접합체)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면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준비도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다.

    ◆ 4공장 26개 잠재 고객과 수주 논의… 5공장도 건립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의 매출인식 시점이 당초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만큼 4공장의 수주가 충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4공장은 글로벌제약사 8개사와 11종 제품에 대해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추가로 26개 이상 잠재 고객사와 34종 이상의 위탁생산 계약을 논의 중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을 업계 최단 기간인 23개월 만에 부분 가동하며 글로벌 CMO 생산능력 1위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4공장(24만 리터)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 4000리터로 글로벌 압도적 1위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립에도 들어간다. 5공장은 18만리터 규모이며 1조 98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2025년 9월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토지매매 계약을 통해 인천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할 35만 7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5공장은 이 부지의 9만 6000㎡ 규모에 건설된다. 

    기존 4공장까지 60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에 5공장까지 더해지면 총 생산능력은 78만 4000리터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고객사 CMO 예상 수요 및 바이오의약품 산업 성장세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제 5공장 증설을 결정했다"며 "고객과의 신뢰 관계 속에 수주 계약이 꾸준히 증가하는 현 추세를 감안할 때, 제 4공장 완공 이후에도 수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 에피스, 최대 실적 전망… '휴미라' 시밀러 美 출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1조원 돌파도 전망한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은 세계 판매 1위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미국 진출이다. 하드리마는 앞서 유럽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미국에서는 7월 출시된다.  

    휴미라는 류머티즘관절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고, 2021년 기준 매출 207억달러(약 27조3136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매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잡고 미국에 진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와 휴미라 간 상호교환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올해 5월로 조정했다. 이는 기존 9월보다 4개월 앞당긴 것이다.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으면 하드리마는 미국에서 의사 개입 없이 약국에서 휴미라를 대체해 처방될 수 있다.

    또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등의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는 하반기 유럽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솔리리스의 지난해 연간 글로벌 매출액은 37억6200만 달러(약 4조7000억원)에 이른다.

    ◆ ADC 포트폴리오 확대… 생산설비·해외기업에 투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의약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전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 관련 생산설비 확보와 해외 기업 투자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ADC(antibody-drug conjugate)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이 '링커(linker)'라는 연결 물질로 결합된 바이오의약품을 뜻한다. 암세포 등 특정 단백질을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유도탄'에 비유된다. 

    세계 ADC 시장은 지난해 59억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오는 2026년 13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를 차세대 치료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생산설비를 준비 중이다.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물산과의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스위스 바이오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은 ADC 후보물질 추가개발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아라리스의 링커 플랫폼은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없이 기성품 항체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어서 안정적이고 치료효과가 높은 ADC를 생성할 수 있다.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기존 기술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아라리스와 ADC 치료제의 생산 및 개발을 진행하고, ADC 역량을 강화해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