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손실 3.4조…2분기 누적 손실 5.3조 넘어감산 효과 2Q부터 본격화… 하반기 수급상황 개선 기대서버용 DDR5·HBM 등 프리미엄 중심 투자 지속 등 '호황기' 대비 총력
  •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2분기 이후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강점을 가진 서버용 DDR5와 HBM과 같은 고성능 D램 등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면서 하반기 이후 호황기가 도래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6일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 메모리 재고가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2분기부터는 공급업체들의 감산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요 증가와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가 맞물려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불황기의 골이 깊었던만큼 호황기 개선폭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이 발언처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업계 불황은 유례없는 수준으로 극심했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수조원대 적자를 피하지 못할만큼 불황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3조 4023억 원 영업손실을 내며 지난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5조 881억 원, 순손실도 2조 5855억 원을 기록해 시장에서 예고됐던 4조 원대까지 적자 규모가 커지진 않았지만 업황 악화 충격을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 1조 898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까지 더하면 이번 메모리 시장 다운턴으로 SK하이닉스 누적 손실만 5조 3000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6조 8000억 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5조 원이 넘는 손실은 재무상황에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는 대규모 손실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처럼 극심했던 다운턴에서 회복되고 난 이후 상황이 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미 2분기째 이어진 적자 상황보다도 하반기 이후 가시화될 업황 회복 전망에 대해 더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가 깊고 어두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의 '바닥'을 지난 것이라고 평했다. 자사를 비롯해 얼마전 삼성전자까지 감산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주요 메모리 플레이어들이 공급량을 줄인 영향이 2분기부터는 실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이런 영향이 이어지면 올해 중에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최근 시황 반영해 생산량 조절까지 더해지면 3분기부터는 시황개선과 함께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급이 안정화되고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감소할때까지는 현재의 보수적인 생산계획을 유지해서 실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요단에서의 변화도 감지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의 감산 발표 이후 고객들이 하반기 준비를 위해 2분기에 일부 수요를 다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구매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생겼다"며 "또 현물가가 바닥이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가격 안정화 기조로 갈 것인지를 묻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이어 "제품별로 보면 고용량, 서버, 그래픽 제품 등에서 고객들이 공급 안정성 관련 문의를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사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군인 서버용 DDR5와 LPDDR5, HBM과 같은 고성능 D램 등에서 올해 본격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전략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