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3.9% 확대 반면 영업익 47.4% 감소화물운송 전년比 14.4% 줄고 화물운임 약세2Q 화물 업황도 둔화…이익폭 정상화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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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축소했다. 코로나19 기간 이익폭을 끌어 올렸던 항공화물 특수가 사라진 탓으로, 당분간 이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 3조1959억원, 영업이익 415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확대한 반면 영업이익은 47.4%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 28.1%에서 13%로 떨어졌다.

    여객과 화물 부문 성적이 극명히 갈렸다. 1분기 여객노선 매출은 여객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94.1% 급증한 1조7777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화물 매출은 51.2% 감소한 1조485억원으로 1년 새 반토막났다.

    항공화물 업황의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 현실화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대형항공사(FSC)는 코로나19 여객수요가 급감하자 밸리 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을 늘리고 기존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량을 극대화하며 이익을 꾀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풍토병)화하며 여객수요는 꾸준히 증가한 데 반해 항공화물 업황은 오히려 둔화했다. 금리 인상 등 경기둔화에 따라 물류 수요는 줄었고, 여객기 운항 확대로 공급은 늘며 항공화물의 운송량 및 운임 모두 감소한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한항공의 여객수가 148만2548명에서 285만980명으로 92.3% 증가한 반면 화물 운송량은 18만955톤으로 1년 전 21만1475톤보다 14.4% 줄었다.

    항공화물 수익성을 나타내는 화물운임도 약세다. 글로벌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 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당 1월 6.14달러, 2월 4.93달러, 3월 5.38달러 등을 기록 중이다. 3월 운임 기준 1년 전보다 34.2%, 2021년 12월 고점(12.72달러) 대비로는 57.7% 각각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4월 한 달 화물 운송량은 12만8078톤으로 전년 동기 14만2606톤보다 10.2% 줄어든 상태다. 4월 항공화물 운임도 ㎏당 5.2달러로 1년 전 9.57달러보다 45.7% 낮아져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3조3173억원, 영업이익 3701억원이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에 불과해 매출 규모는 유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49.7% 줄게 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해 이익 규모가 정상화하는 수순으로 풀이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줄었으나 영업이익률은 13%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2분기 예상 영업이익률도 11.2%로 선방할 전망이다.

    특히 출장·관광 증가에 따라 하반기 이후 여객수요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예정으로, 대한항공이 강점을 지닌 장거리 노선을 중심 안정적 실적 기록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수요 증가에 맞춰 2분기 미주, 유럽 노선을 증편하며 공급 회복에 속도를 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가별 방역규제 등 운항 및 이동 제약 해소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공급 확대를 통해 여객사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2분기 화물사업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수급 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펴 적기 대응하고 적극적인 신규 수요 개발을 통해 수익기반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