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코로나 끝났는데 '메타버스' 강화...트렌드 '역행'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추가 투자페이스북·MS·디즈니 등 전세계 메타버스 ‘손절’ 중이프랜드 출시 후 SKT 주가 오히려 내리막...결단 내릴 때
  •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SK텔레콤
    ▲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SK텔레콤
    팬데믹이 끝났다. 메타버스, NFT 등 코로나로 흥한 산업들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선두기업 메타만 봐도 알 수 있다.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전진기지인 리얼리티랩스는 1분기 매출 3억3900만달러(4467억1217만원)를 기록, 전분기 매출 7억2700만달러에서 반토막났다.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영업손실은 39억9000만달러를 기록, 42억8000만달러에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1만1000명을 정리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컸다. 

    메타버스 열기가 시들해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자사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이프랜드에 남산 서울타워, 청계천, 강남역 사거리, 홍대입구역 등 국내 명소를 구현했고 지난 3일에는 ‘이프홈’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들이 ‘싸이월드’처럼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은 투자한 만큼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맹석 SK텔레콤 메타버스 CO장은 10일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프랜드 수익모델을 공개했다. NFT 거래 활성화, 3D 콘텐츠 거래 시스템, 유료 입장권, 인플루언서 후원 기능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 수익화 움직임은 적자 만회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사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전 세계 49개국에 출시하는 등 운영비가 상당할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모델 개발을 통해 흑자전환의 시동을 걸겠다는 것.

    다만, 이프랜드에 ‘돈’을 써줄 이용자 수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이프랜드의 ‘월간’ 이용자를 390만명으로 발표했다. 주목할 부분은 ‘월간’이라는 표현이다. 월간 활성 유저(Monthly Average User, MAU)는 이용자의 사용 횟수가 몇 번 안 되는 여행 앱이나 은행 앱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표다. 이용 빈도가 높은 게임 등에서는 주로 일일 활성 유저(Daily Active User, DAU)를 지표로 쓴다. 

    SK텔레콤의 최종 목표는 이프랜드를 “세계 1위 소셜 메타버스 서비스”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미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49개국에서 출시했다. 내수기반 통신사 SK텔레콤에게 메타버스란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이 그토록 원하는 메타버스 1위의 현실은 어떨까. 메타버스가 미래라며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한 마크 주커버그 쓴맛을 보고 있다. 2021년 10월 사명 변경 후 주가는 1년 만에 300달러 중반대에서 9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메타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 1만1000명을 해고했다. 올해에도 1만명을 추가 해고할 예정이다. 

    메타의 주가는 지난 4월 27일 1분기 실적발표 후 52주 신고가를 찍었으나 메타버스 효과 때문은 아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광고 매출 회복 덕분이었다. 결국 메타를 반등시킨 것은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였다. 

    디즈니도 지난 3월 50여명 규모의 메타버스 조직을 창설 1년 만에 해체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17년 인수한 메타버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 가상현실(AltspaceVR)을 같은 달 종료했다.

    메타버스 ‘손절’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설문조사 따르면 글로벌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메타버스 예산을 전체 기술(Tech) 예산의 5% 미만으로 축소했고, 3곳은 아예 메타버스에 예산을 배당하지 않았다.

    설문조사에 임한 응답자는 연 매출 2억5000만 달러(3269억원) 이상인 기술·미디어·통신 기업의 임원 767명으로 잔뼈가 굵은 업계 종사자들이다. 이들 중 27%는 메타버스를 "달성할 수 없는 허황된 꿈"이라고 답했다. 20%는 "과도한 기대에 결코 부응하지 못할 유행"이라고 봤다. 

    메타의 자회사 오큘러스의 전 CTO 존 카맥 마저 “메타버스는 헛소리”라고 말한 상황. 

    ‘탈(脫)통신’이 대세고, 경쟁사 KT는 이를 이용해 주가 상승을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SK텔레콤은 2021년 7월 이프랜드 출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내리막길을 달렸다. 시장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진출에 반응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어쩌면 이프랜드에서 ‘원조’ 메타버스 ‘싸이월드’를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해 2003년 국민 SNS 싸이월드를 인수해 2006년 최전성기를 누렸으나 이후 모바일 시대 적응에 실패, 가입자 3500만명을 보유한 플랫폼을 유지하지 못했다. 

    싸이월드의 영광을 못 잊고 이프랜드에 열중하는 SK텔레콤. 어른이 되기 싫어 영영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에 남아 있는 피터 팬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기분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