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33% 최대 주주 탈원전→한전 적자→산은 건전성 위협1조 현물 출자, 후순위채 발행 이어 1200억 유상증자"계속 건전성 위협할 것" 우려
  •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산업은행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산업은행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가 산업은행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의 재무구조가 붕괴됐고 국책은행의 건전성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산업은행은 오는 18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자금난 완화 총력전에 나선다. 

    산은의 BIS 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3월말 기준 13.08%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이 각 금융사의 BIS 비율을 13%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간신히 13%를 넘긴 셈이다. 

    산은의 BIS 비율은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0년 15.9% → 2021년 14.88% →2022년말 13.40%로 하락했다. 탈원전이 본격화되고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된 지난 2년 사이 산은의 BIS 비율은 2.0%p이상 빠졌다. 

    한국전력 대규모 적자에 원/달러 환율까지 고공행진하면서 BIS 13%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을 통해 국내 기업 구조조정과 부실기업의 회생을 도맡아하며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있다. 하지만 산은이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기업금융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정부는 황급히 산은의 자본 확충에 잰걸음이다. 지난해말 565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을 현물 출자한 데 이어 올 3월 말에는 4000억원 규모의 주식도 현물출자 했다. 지난달에는 8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을 발행했다. 

    정부가 지난 15일 원가 상승 등을 반영해 2분기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시)당 8.0원 올리기로 했으나 한전의 경영정상화까지는 갈길이 멀다. 

    한전은 이번 인상에 따라 연간 2조7000억원의 판매 수익을 예상하고 있으나 1분기 적자가 6조1776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전이 연내 추가 인상을 단행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한전의 적자가 계속되는 한 산은의 재무건전성은 계속 위협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산은은 추가 자본확충을 위해 연내 추가 후순위채 발행과 구조조정 기업 매각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내 매각 가능한 기업으로는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과 KDB생명 등이 거론된다. HMM의 경우, 산업은행이 지분 20.69%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산은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관리 기업의 장기 보유 보다는 신속한 매각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HMM이 1분기 영업익이 1년새 90% 감소하는 등 '어닝쇼크'를 기록해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전의 적자 구조가 단시일 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은만큼 산은이 HMM 등 보유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매각을 통해 자본력을 갖춰야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