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회원등급제 개편 후 반년만에 등급제 폐지당근마켓 벤치마킹? 판매자 평가 ‘신뢰 지수’ 도입업계 1위지만… 후발주자보다 매출 성장 뒤쳐져
  •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가 이달 중 회원 등급제를 다시 개편한다. 지난 1월 회원등급제를 개편한지 약 반년만이다. 이 과정에서 중고나라는 기존 5단계로 구분되던 회원 등급제 대신 거래 내역에 따른 신뢰지수를 도입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런 중고나라의 변화는 중고거래 과정에 발생하는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의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신뢰 회복의 필요가 커졌다는 평가다. 

    2일 중고나라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중 회원등급 개편을 통해 기존 회원등급을 신뢰지수로 개편할 예정이다. 기존 ▲오렌지 ▲브론즈 ▲실버 ▲골드 ▲다이아 등 5개 등급은 이번 개편을 통해 일괄 폐지되고 명칭도 신뢰지수로 통일된다.

    중고나라의 신뢰지수는 0~1000점까지 주어지는데 기존 거래 내역, 거래 만족도 등이 계량화 돼 점수로 누적되는 방식이다. 외형상으로는 당근마켓의 ‘메너온도’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메너온도’는 36.5도에서 시작해 거래 만족도 등으로 더 쌓이거나 깎이는 방식의 일종의 판매자 점수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신뢰지수가 높을수록 판매가 쉬워지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신뢰지수가 낮은 중고품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 거래 사기 예방이 더욱 쉬워진다.

    중고나라는 앞선 1월 등급별 상품 등록 수를 기존 3~20개로 차등되던 것을 30~50개로 대폭 늘리고 목록 상단으로 올릴 수 있는 횟수도 2~20회였던 것을 1일 1회로 통일한 바 있다. 이용 제재 방식도 경고 2회 누적에서 20회로 대폭 완화한 것이 특징. 

    결과적으로 1인당 상품 수 등록이 늘고 이용 제재가 완화한 것이 의미 있는 거래규모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반년만의 회원등급제 개편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사실 이같은 중고나라의 판단에는 후발주자의 매서운 추격이 자리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2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이지만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후발주자의 추격에 상당한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매출이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신장했지만 규모나 성장폭에 있어서는 후발주자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3% 신장했고 번개장터는 작년 매출이 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늘었다. 모든 중고거래 플랫폼이 적자인 점을 감안해도 중고나라의 매출 규모는 경쟁사 대비 크게 뒤쳐졌다는 평가다. 

    중고나라가 결국 반년만에 회원등급제를 폐지하게 된 배경에서도 소비자의 신뢰를 이끌어내면서 거래를 늘려야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6월 중 회원등급제를 개편해 신뢰지수를 도입할 계획으로 정확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당근마켓의 ‘메너온도’와 비슷할 수는 있지만 세부 로직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