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10개월 여 만에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 매각 무산SSG·스마일페이 주춤한 반면 토스 몸값 전망은 ‘껑충’매물 거둬드린 신세계그룹 “사업적 협력은 지속 모색”
  • 신세계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SSG페이·스마일페이의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지난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10개월이 넘는 협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매각이 불발된 것. 

    이에 따라 간편결제서비스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이마트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신세계그룹은 토스와의 사업적 협력관계는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3일 유통업계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토스와 SSG페이·스마일페이의 매각 협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의 거래 조건에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협상 결렬의 결정적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기류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토스가 SSG페이·스마일페이 통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10개월이 넘는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갔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예고했던 토스와의 온·오프라인 인프라 협력도 거의 추진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토스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가입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전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사업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간편결제서비스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종적으로 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다만 추후에 사업적 협력기회를 공동으로 계속 찾아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의 무산은 최근 실적악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이마트에게 있어서는 악재로 꼽힌다. 이마트는 지난해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분양 실적 악화 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연결기준 영업손실 187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추진되던 자산매각 마저 무산된 것이다.

    여기에는 신세계그룹과 토스의 거래조건에 대한 간극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은 SSG페이·스마일페이 매각 대금 중 일부를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를 토스의 주식으로 받는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의 기업공개(IPO) 이후 현금화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문제는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서비스의 성장이 주춤한 반면 토스의 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토스의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추정됐던 반면 올해 들어서는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최대 20조원에 달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 기존 신세계그룹의 조건을 수용하기 쉽지 않았으리는 관측이다.

    여기에 토스가 보유한 간편결제서비스 토스페이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에 이어 간편결제서비스 3위 사업자로 성장한 것도 SSG페이·스마일페이의 필요성을 줄였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은 매물로 내놨던 자사의 간편결제서비스를 다시 품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른 새로운 전략의 모색도 불가피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에서 앞다퉈 간편결제서비스를 내놨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며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세계그룹도 간편결제 서비스 분야의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