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계 케펠자산운용과 계약평당 3000만원 수준… 18년전 매입가 두배옛 상업은행 본점 자리… 비운의 빌딩으로 불려
  • ▲ 한국은행 본관 전경 ⓒ뉴데일리
    ▲ 한국은행 본관 전경 ⓒ뉴데일리
    한국은행 소공동 별관이 지난 1년 간 네 차례 유찰 끝에 매각에 성공했다. 2005년 730억원에 매입한 소공동 별관은 싱가포르계 케펠자산운용에 1409억5000만원에 매각한다. 18년 만에 700억원에 달하는 매각익을 거두게 됐다. 

    인근 화이자타워가 지난해 원매자를 찾지 못해 매각 철회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성공적인 매각이란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케펠자산운용주식회사가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와 매매 계약을 맺었다. 매각 대상은 소공별관과 인접한 주차빌딩도 포함됐다. 

    소공별관과 주차장, 주차빌딩 부지를 합한 토지는 총 면적 2372.9㎡이며 건물 연면적은 15,753.1㎡에 달한다. 연면적 기준 3.3㎡ 당 2951만원 선에서 매각에 성공한 셈이다. 

    애초 한은이 소공별관 매각을 위해 받은 감정평가금액은 1415억3000만원으로 시세보다 조금 못 미치는 금액으로 최종 계약에 이르렀다. 

    소공별관은 지난 1965년 옛 상업은행 본점으로 준공된 지하 1층~지상 13층짜리 건물로 연면적 1만4300㎡ 에 달한다. 상업은행은 한 때 국내 5대은행에 들 만큼 금융권에서 위상이 높았고 실제 준공식 당시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시중은행이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랐고 이듬해 상업은행은 한일은행과 합병 과정서 본점 건물도 손바뀜이 잇따랐다. 1998년 SGS컨테크라는 부동산회사를 거쳐 2004년에는 해창, 2005년에는 최종적으로 사무공간 확보가 필요한 한은 품으로 오게 됐다. 

    해당 부지는 남산3호터널 개통 이후, 풍수지리가 좋지 않다는 구설에 시달리자 출입문 위치를 한은 본관 방향으로 틀기도 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본부 건물 리모델링을 마치고 소공 별관에 있던 부서들의 본관에 줄줄이 입주하면서 소공별관은 공실로 두게됐다. 이에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네 차례나 유찰됐다. 

    소공 별관과 인접해 있는 화이자타워의 경우, 지난해 7월 매각을 추진했다가 인수 후보자들이 써낸 가격이 3.3㎡당 3000만원 선을 밑돌자 끝내 매각을 철회했다. 화이자타워는 명동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지난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저금리 대출을 활용한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오피스 빌딩의 인기가 시들해진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