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자 SM·LX·하림·동원·글로벌세아 5곳각사 현금동원력 최대 1.5兆…FI 협력 불가피투자금회수 목적 FI 참여 시 현금 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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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합병(M&A)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파전 양상에도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 부재로 적정가격에 딜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1일 HMM 예비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보통주 1억9900만주에 영구채 1조원어치를 전환한 2억주 등 총 3억9900만주가 매각 대상으로, 지분율로는 약 57.9%다.

    현재까지 HMM 인수전 참여 의사를 비친 곳은 SM, LX, 하림, 동원, 글로벌세아 등 5곳이다. 그러나 이들 그룹 모두 HMM을 인수하기엔 현금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HMM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중 FI를 확정한 곳은 아직까지는 하림그룹이 유일하다. 하림은 과거 팬오션 인수 때도 협력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하림이 HMM의 주요 지분을 인수하고, JKL파트너스가 블라인드펀드 등을 동원해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지주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자산은 6월 말 기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LX인터내셔널은 올 3월 말 기준 약 1조4000억원, 동원산업은 약 7200억원의 현금을 각각 보유 중이다. 그 외 SM상선 약 5900억원(작년 말 기준), 글로벌세아 약 2500억원(작년 말 기준) 등 현금을 갖고 있다.

    HMM의 지난 11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8조4702억원으로 산은·해진공 지분 가치는 5조원에 이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가는 6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현재 인수후보자의 현금 여력이 최대 1조5000억원에 불과한 점에 비춰 FI로부터 적어도 3조원 이상을 의지해야 하는 셈이다.

    인수후보자들이 적절한 FI를 찾는 것이 입찰을 위한 1차 해결과제로 지목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FI의 투자 목표는 투자금회수(엑시트)다. 기업의 FI에 대한 인수자금 의존도가 높은 경우 HMM 현금이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보다는 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HMM이 6월 말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은 12조3100억원 규모로 시총을 훨씬 뛰어넘는다. 원매자 측에선 우선 수조원을 차입해 인수에 나서더라도 향후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얼마든지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불확실성이 커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이 중요하다”며 “친환경과 선종 다양화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운업에 대한 이해가 있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매수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대차, 포스코그룹 등 재무적 여력을 갖춘 대기업의 참여가 없이 예비입찰이 마무리된다면 산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산은은 HMM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기업가치 또한 크게 향상된 현재를 매각 적기로 판단, 연내 M&A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한편 HMM의 상반기 매출은 4조2115억원, 영업이익은 4666억원, 당기순이익은 61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57.7% 축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2.3%, 90.0% 각각 줄었다. 다만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1.1%, 순이익률은 14.5%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