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연속 기준금리 연 3.50% 유지주담대 20조↑…가계대출 증가 원흉 "다시 낮은금리 기대했다면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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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비용(금리)이 지난 10년처럼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부동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가계대출 증가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2·4·5·7월에 이어 다섯차례 연속 연 3.50%인 기준금리를 현수준으로 유지했다.이 총재는 "지금 부동산 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많은 사람이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예측이 많아지고 '집값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했다.한은이 발표한 '7월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7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430억원으로 6월말 1062조1877억원보다 5조9533억원 증가했다. 4~7월 주택담보대출은 20조원가량 늘어 가계대출 증가세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아울러 '50년만기 주담대 상품' 등이 나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회피한 것도 대출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DSR은 연소득에서 모든 대출금 원리금 상환액 비율로 현재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정부는 만기가 늘면 연간 갚아야 하는 원리금 규모가 줄어 추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이 규제 우회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 총재는 "지난 10여년간 금리가 연 1~2%로 굉장히 낮았다"며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세대가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을 샀다면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그는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이며 인하시기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앞서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이후 다시 3%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만큼 현재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동결배경을 밝혔다.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및 성장 하방위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여지를 뒀다.이 총재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규제 등 미시정책으로 우선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그는 "가계부채 증가는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고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자체를 타깃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우선 미시정책을 통해 가계부채 흐름 조정을 시도하고 시장 반응이 부족할 경우 거시정책을 고려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 유지하면서도 내년 전망치는 2.3%에서 2.2%로 0.1%p 하향조정했다.이에 대해 이 총재는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1.4% 자체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 세계가 다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