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세븐브로이, 2분기 나란히 매출감소+적자 증가맥주사 ‘곰표’ 둘러싼 다툼 속에서 대한제분만 2분기 호실적하반기엔 제주맥주 ‘곰표’ 추가 제품, 세븐브로이 상품 다양화
  • ▲ 세븐브로이의 숲속양조장 팝업스토어.ⓒ세븐브로이맥주
    ▲ 세븐브로이의 숲속양조장 팝업스토어.ⓒ세븐브로이맥주
    ‘곰표 밀맥주’를 둘러싼 2분기 제주맥주-세븐브로이맥주의 갈등이 ‘어부지리(漁父之利)’로 끝났다. ‘곰표 밀맥주’의 흥행을 기대했던 제주맥주는 기대만 못한 성적표를 받았고 후속제품 ‘대표 밀맥주’를 내놨던 세븐브로이맥주는 반토막 난 매출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유일하게 웃은 것은 호실적을 기록한 ‘곰표’의 상표권자 대한제분이었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2분기 각각 신제품 론칭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제맥주 업계 1위 사업자인 제주맥주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특히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커진 5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맥주의 뒤를 쫓던 2위 사업자 세븐브로이맥주의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세븐브로이맥주는 2분기 매출 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8.4% 감소했다. 특히 이 회사는 2분기에만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세븐브로이맥주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처음이다.

    이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이 주는 충격은 적지 않다. 양사가 2분기 각각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드라이브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맥주는 지난 4월 세븐브로이맥주의 ‘곰표’ 사용 계약 만료 직후 대한제분으로부터 ‘곰표’ 상표권 계약을 맺고 ‘곰표 밀맥주’ 시즌2를 출시했고 세븐브로이맥주는 자사의 대표 제품이었던 ‘곰표 밀맥주’를 대체할 ‘대표 밀맥주’를 선보이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갈등도 적지 않았다. 세븐브로이맥주는 기존 ‘곰표 밀맥주’에서 ‘곰표’를 뺀 ‘대표 밀맥주’에 곰 이미지를 넣었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호랑이 이미지로 패키지를 변경했다. 이어 5월에는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을 출시한 제주맥주에 대해 ‘레시피 도용’ 등을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 사업활동방해행위 금지 위반으로 제소하기도 했다. 

    첨예한 갈등에도 결과적으로 두 회사는 모두 웃지 못했다. 

    제주맥주는 ‘곰표 밀맥주’ 출시 이후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고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표 밀맥주’도 기존 매출 유지는커녕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오히려 웃은 것은 ‘곰표’의 상표권자 대한제분이었다. 매출과 이익 성장을 기대했던 전, 현직 ‘곰표’ 브랜드 제품의 맥주 제조사들의 부진 속에서 대한제분만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한제분은 지난 2분기 별도기준 매출 1227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3%, 50.6% 신장했다. ‘곰표’ 브랜드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이익에는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하반기다.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맥는 2분기의 부진을 털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소송 등으로 인해 대형 유통업체에 ‘곰표 밀맥주’를 납품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최근 소송 취하에 따른 리스크 해소로 하반기 성과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대한제분과의 협업을 통해 인텐시브(intensive) 라인업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세븐브로이맥주 측도 “‘곰표 밀맥주’의 브랜드 교체 영향과 수제맥주의 침체가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품이 새로 출시되면 자리 잡기까지 1년 정도 소비될 것으로 보고 있고 추가 콜라보 상품이나 탄산음료 등 다양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