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소재, 전주‧베트남에 탄소섬유 생산시설 증설… 1000억원 투자티앤씨, 스판덱스 주원료 설비 구축… 화학, NF3 신규 생산 가동“급증하는 수요 선제 대응… 글로벌 증설 경쟁 가속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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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이 잇따른 생산시설 확대로 미래 먹거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탄소섬유 생산시설 확대에 나선다.구체적으로 보면 전북 전주공장에 528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 말까지 탄소섬유 생산라인 2500톤을 추가 증설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첨단소재의 생산량은 기존 계획 1만4000톤에서 1만65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지난 5월에 이어 또 한차례 증설계획을 앞당긴 셈이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증설 계획을 기존 2025년 1만4000톤에서 2024년 1만4000톤으로 1년 앞당긴 바 있다.동시에 533억원을 출자해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탄소섬유 생산 법인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Hyosung Vina Core Materials Co., Ltd)’도 신규 설립한다. 해당 법인은 탄소섬유와 탄소복합재료 생산과 판매를 맡는다. 2025년 하반기 설립예정으로 연산 5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이번 결정에 따라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최종 생산능력은 당초 2025년 말 1만6500톤에서 2만1500톤으로 늘어났다. 최종 2만4000톤 도달 시점도 기존 2028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전주 공장 부지가 최종 2만4000톤을 목표로 확보돼 있다는 점과 베트남에 최대 1만톤까지 증설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생산능력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공격적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은 효성첨단소재 뿐만이 아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달 5300만 달러(약 700억원)를 투자한 베트남 법인의 폴리테트라메틸렌에테르글리콜(PTMG) 생산설비 구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7월 투자 발표 이후 약 12개월 만이다. PTMG는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와 함께 스판덱스의 주원료로 사용된다.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생산량 확대를 위해 중국 닝샤에 2억300만달러를 투자해 스판덱스 및 PTMG 생산설비를 준공하고 인도에도 생산설비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생산량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98억원 정도를 투자했으며, 연간 289억원 투자를 계획 중에 있다.효성화학도 하반기 청주 옥산공장의 연산 2000톤 규모 삼불화질소(NF3) 신규 생산 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다. NF3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특수가스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1년 옥산공장에 NF3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약 1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신규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효성그룹의 NF3 생산능력은 기존 1만톤에서 1만20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효성은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과감한 증설을 단행했다.효성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급증하는 수요에 따른 선제 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탄소섬유의 경우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고 내열성과 전도성이 우수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수소 등 고압 압력용기는 물론 풍력이나 태양광 패널 단열재, 도심항공교통(UAM)과 항공우주, 풍력발전 등 첨단산업에까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수요가 폭증하면서 효성의 올해 상반기 탄소섬유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벌써 올해 상반기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 준하는 약 300억원의 실적을 냈다.업계에서는 효성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에도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과 관계없이 물량 확보를 위해 향후에도 공격적 증설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효성첨단소재는 영업이익 115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효성티앤씨 영업이익 또한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대비 52% 감소한 1338억원에 그쳤다. 효성화학의 경우 2021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상반기 영업손실 1485억원을 냈다.업계 관계자는 “산업용·항공용·풍력용 수요가 증가한데다 판가·수익성개선으로 투자 경제성이 제고돼 탄소섬유 생산능력 증설계획을 앞당긴 것 같다”면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효성은 물론 글로벌 슈퍼섬유 제조사들의 증설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