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교섭 결렬 즉시 총파업 돌입할 것"현대차 등 완성차 4사는 이미 임단협 완료파업 돌입 시 출고지연 등 고객피해 우려
  • ▲ 기아 노조가 고용세습 조항을 고수하면서 노사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 기아 노조가 고용세습 조항을 고수하면서 노사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완성차 5개사 중 기아만 노조가 ‘고용세습’ 조항을 고수하면서 올해 노사 교섭을 타결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차질로 인한 고객 피해도 우려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제16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사측은 지난 12~13일 교섭에서 추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당초 노조는 17~19일 오전/오후 각각 4시간 부분파업, 20일에는 각각 6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하면서 사측을 압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극적으로 대화가 재개되면서 일단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신규 국내 투자 및 인원 충원 ▲주4일제 도입 등의 요구인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400%+105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을 제안했다.

    또한 최근 교섭에서는 ▲주간 연속 2교대 포인트 인상(50만 포인트→100만 포인트) ▲유아 교육비 지원 확대(120만원→240만원) ▲잔업 해소 및 중식 연장 등의 내용 등을 추가한 7차안을 제시했다. 

    노사는 특히 고용세습 조항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 ▲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출고 지연으로 고객 피해도 우려된다. ⓒ기아
    ▲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출고 지연으로 고객 피해도 우려된다. ⓒ기아
    사측은 이 조항의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2024년도 교섭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교섭이 결렬되면 즉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가 실제 파업을 단행할 경우 ’공멸을 초래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를 제외한 ▲현대자동차 ▲KG모빌리티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는 이미 ’상생‘을 선택하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아울러 기아 사측의 제시안은 현대차 노사 합의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현대차 교섭 결과를 따라하기 위해 협상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 

    한편,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고객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올해 8월 출시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출고 대기기간이 1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미 이달부터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생한다면 출고 시점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 

    쏘렌토 동호회 등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출고 시점이 더욱 멀어져 갈 것 같다”, “신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속이 탄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을 내세우면서 명분 없는 싸움을 고집하고 있다”며 “파업에 나선다면 국민 여론은 노조에 비판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