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이달 들어 8000달러 무너져… 지난 5일엔 '연중 최저' 경신中리오프닝 효과 미미·강달러 맞물려 가격 하락… 수요부진에 재고도 수북대외의존도 높은 韓경제 불안감 확산… KDI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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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다고 하여 '닥터 코퍼'(구리 박사)라 불리는 구리 가격이 지난 8월 이후 내림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긴축 지속과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6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7시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6종 비철금속 중 하나인 구리 현물 가격(3개월물)은 t당 7915.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보다 39.69달러(0.50%) 올랐다.그러나 구릿값은 앞선 12, 13일 이틀간 70.69달러나 내렸었다. 이달 들어 8000달러 선이 무너진 구릿값은 지난 9일(8039.25달러)을 제외하면 줄곧 7000달러대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t당 7823.75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 들어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3일(7510.00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구리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물론 전력케이블, 주요 건설 자재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돼 세계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불린다. 구릿값 내림세는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구릿값은 2008년 리먼 사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닥칠 무렵 다른 경제지표에 앞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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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구릿값은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계기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성장에 방점을 두고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구축 강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봤다. 이런 기대감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탄 구릿값은 올해 1월18일에는 t당 9436.00달러까지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구릿값이 1만5000달러까지 치솟을 거로 전망하기도 했다.그러나 중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하자 구릿값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부터 본격화한 강달러도 구릿값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구리가 주로 미국 달러화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가 높을 때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설상가상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구리 재고도 가파르게 쌓였다. 외신에 따르면 LME의 구리 재고는 지난달 한 달간 6만5025미터톤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월간 최대 증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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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산업·경기 둔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한국시각)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함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KDI는 앞선 7월과 8월 경기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거나 경기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가 지난달 전망에서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경기 불안 등으로 경기부진 완화 흐름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위기를 바꿨다. KDI는 이달까지 두 달 연속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전망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이나 금융 불안 등의 영향은 빠져 있어 이런 내용이 반영될 다음 달 경제 전망은 한층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4%, 세계 성장률 전망은 3.0%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우리나라의 경우 2.4%에서 2.2%, 세계는 3.0%에서 2.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