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4개월째 경사노위 불참… 국민의힘 "책무 외면·노동약자만 눈물" 비난민주당, '심장비대' 사인 쿠팡 노동자 '과로사' 주장… "정부의 책임"
  •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지난 6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향해 노동계 대표로서의 책무를 저버렸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야당은 최근 불거진 택배 노동자 사망 사고에 초점을 맞춰 사인이 과로사임을 주장하며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날 환노위는 경사노위를 포함한 5개 위원회와 서울·부산·대전 등 6개 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노총이 4개월여 경사노위에 불참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기구로, 한국노총은 올 6월까지 유일한 노동계 인사로 참여해왔다. 이들은 5월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고공 농성 중 경찰 진압에 폭력 대응한 혐의로 구속되자 이를 과잉진압이라고 주장하며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경사노위는 노·사·정 3축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노총은 법정 대표다. 법정 대표가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본다"면서 "우리 사회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대해 노·사·정 할 것 없이 큰 관심을 갖고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노총은 (노동계의 대표로서) 반드시 이 부분에 참여해 해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의원들께서 많이 도와준다면 저희도 최선을 다해서 약자와 동행하는 경사노위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박대수 의원은 "한국노총은 정치에 매몰돼 있다. 대선 때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냐"면서 "내년 총선 전에는 (경사노위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럴수록 노동시장의 약자만 눈물 흘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에 매몰돼 있다는 것은 많이 느끼지 못했다"면서도 "여러 가지 여건이 개선되길 희망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쿠팡 하청업체에서 일했던 택배기사 A씨의 사망사고를 두고 정부를 향한 공세를 펼쳤다. A씨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위탁 계약을 맺은 배송업체 소속으로 이달 13일 경기도 군포시 한 빌라 4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의 사인이 '심장비대'란 소견을 내놨지만, 택배 노조 등은 A씨의 죽음이 과로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021년에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었다. 당시 쿠팡CLS는 규모가 작아 사회적 합의 참여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그 사이 택배 점유율 2위로 컸다"면서 "당시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합의 당사자로 참여했던 만큼 택배 과로사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준수와 보호는 정부의 책임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사건을 수사 중인 중부노동청에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쿠팡CLS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고인은 1년 동안 새벽 배송을 했고, 주 노동시간은 52시간이었다. 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야간근무한 경우에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한다"면서 "이렇게 보면 고인은 사실상 주 67.6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부에 따르면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길수 중부노동청장은 "이런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면서 "(업무상 재해는) 근로복지국 내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면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김 위원장의 정치중립 문제도 거론됐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운동 출범식'에서 축사를 했던 사실을 두고 "이 단체를 봤더니 제1의 목표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0석 이상 되는 일'이다. 정당의 사적 선거운동 단체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면서 "이런 출범식에 경사노위 위원장이 참석해 축사한 게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180석이 목표라든지 이런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면서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단체가 어떻게 선거운동 단체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임명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김 위원장이 SNS에 '삼권분립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고 기재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정치적 발언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최소한 색안경을 내려놓고 위원회 운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색안경은 모두 다 끼고 있다. 일체의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 않은 요구라고 본다"면서 "저도 최소한의 중립은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