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등 7개 업권에 93명 포진국감에서도 전관 예우, 민관 유착 우려 제기이복현 "직업선택 자유지만 더 엄한 기준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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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금감원의 검사‧감독 대상인 금융권에 100여명 가까이 근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국감장에서도 전관예우 등 유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금융지주, 은행, 보험, 저축은행, 증권, 신용카드사, 캐피탈에 근무하는 금감원 퇴직자는 총 93명으로 집계됐다.업권 중 은행이 2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금감원 재직 당시 은행 담당 부서장이나 임원 경력을 바탕으로 5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의 상임감사위원을 맡고 있었다.공직자윤리법 17조에 따르면 4급 이상인 금감원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다만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된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취업심사대상기관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는 확인을 받거나 취업승인을 받은 때에는 취업이 가능하다.금감원 퇴직자들은 다른 직장에 우선 재취업하고 3년 후 곧바로 금융사로 옮기는 방식으로 우회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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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민병진 전 부원장보는 2020년 2월 퇴직 이후 신협중앙회 검사‧감독이사로 재직하다 3년이 지난 직후(23년 3월) 하나은행 상임감사위원으로 옮겼다. 금감원 재직 당시 총괄조정국 팀장, 기업금융개선국장, 일반은행국장을 역임했다.고일용 금감원 전 은행리스크업무 실장도 2020년 3월 퇴직 이후 롯데카드 상무로 근무하다 3년 3개월이 지난 2023년 6월 농협은행 상근감사위원으로 이동했다.2018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 170명 중 취업제한 또는 불승인 결정을 받은 사람은 5명뿐이었다.논란의 초점이 된 전관예우도 수치로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금감원 출신이 금융사 임원으로 취임한 이후 1분기 이내 해당 금융사가 제재를 받을 확률은 16.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이에 대해 금감원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이복현 금감원장 “개인의 직업선택은 자유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다만 “금감원 직원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말하지만 오히려 금감원 전직 직원들이 간 금융사의 검사나 감독에 대해서는 반대로 불이익을 줄 수는 없지만 좀 더 엄한 기준으로 하고 남한테 오해를 안 받을 수 있는 원칙과 사후검증 가능한 자료들을 강하게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오기형 의원은 “금감원 임직원 행동강령과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을 엄격하게 하고, 그 기록을 숨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