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美 국채금리 안정 호재 작용 주가 상승 한계 있어…일시 효과 그칠 우려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압박…장기 전망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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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됐던 게임주에 모처럼 훈풍이 불면서 게임 관련 ETF들도 덩달아 반등하고 있다. 

    반면 공매도 전면 금지의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어 투자에는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선 게임업계에 대해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다 정부의 규제 압박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K-뉴딜 지수는 이달들어 전날까지 14.15% 급등했다. 

    최근 공매도 전면 금지와 미국 국채금리 인하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게임사들이 깜짝 실적을 내놓은 점도 투자심리를 키웠다.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1893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5분기 연속 적자에서  3분기 4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위메이드는 최근 1개월간 주가가 55.74% 급등했고 크래프톤도 29.35% 상승했다.

    게임 관련 ETF들도 수익률이 껑충 뛰었다. 이날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KBSTAR 게임테마로 16.49%에 달했다. 

    해당 ETF는 위메이드,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15개 대표 게임주를 담고 있다.  

    TIGER K게임(16.49%)과 KODEX 게임산업(16.37%), HANARO Fn K-게임(16.01%) 등도 16%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앞서 국내 게임사들은 코로나19 당시 역대급 매출을 올렸으나 이후 부진한 실적과 신작 부재 등의 난항을 겪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사업의 불확실한 전망까지 겹치면서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사들이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곤 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숏커버링(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환매수)에 나서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작 흥행의 불확실성, 신작 출시 연기 가능성 등의 이유로 게임주의 공매도 비율은 타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며 "공매도 금지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산업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만큼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넷마블, 네오위즈,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출시가 지연됐던 게임들이 올해 대거 출품되면서 글로벌 게임시장의 경쟁 강도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비용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가 기존작의 매출 하락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펀더멘털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어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도 게임사 입장에선 악재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확률 조작과 같은 불공정 거래에 의한 폐단을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주문했다. 

    이에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업체로 하여금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할 때 당첨 확률을 고지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같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돈을 벌었던 게임사들의 수익구조에 제동이 걸려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연구원은 "게임 업체는 일부(크래프톤, 더블유게임즈)를 제외하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어닝 쇼크보다는 지속되는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문제로, 업황의 저점이라면 어닝 쇼크 이후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기도 하지만 게임 섹터는 크래프톤, 더블유게임즈, 위메이드를 제외하면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가 하향되는 원인으로 기존작 매출의 감소, 신작 연기 등을 꼽으며 "이를 확인하기도 전에 올라온 주가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만들어냈다"며 "이번 주 목요일 개막하는 지스타(G-STAR)는 신작의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 출시 연기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신작 기대감을 재차 상승시켜야 높아진 밸류에이션 유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