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께 정기 임원인사 전망… '쇄신'에 무게재계 순위 5위→6위 강등…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3월 임기 종료 임원 거취·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인사 주목
  •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임박했다. 올해 재계 6위로 하락한 롯데그룹이 쇄신 인사를 통해 혁신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12월 1일 자로 정기 임원인사를 낸 것과 비교해 조금 늦어진 12월 초중순께 진행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영국 순방 경제사절단을 시작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나가 있다. 롯데그룹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는 신 회장이 귀국한 뒤 단행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그룹 인사는 지난해에도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논란 등으로 다소 늦은 12월 중순 이뤄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주요계열사 10곳의 CEO를 교체하며 쇄신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 전체 연령이 젊어지고,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처음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가 다수 실행됐다.

    지난해 쇄신 인사를 펼쳤기 때문에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롯데그룹의 면면을 보면 안일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롯데그룹은 올 들어 13년 만에 재계 5위에서 6위로 밀려난데다 롯데케미칼을 시작으로 계열사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지는 등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신 회장 역시 올해 7월 진행한 하반기 VCM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유연한 생각으로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적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의 위상을 내려놓고 혁신성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의 인사 이동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등이 대상이다.

    이 중 김상현 부회장은 홈플러스, 정준호 대표는 신세계, 나영호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출신으로 롯데그룹 유통군의 혁신을 기대했지만 롯데쇼핑의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등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롯데쇼핑 3분기 매출액은 3조7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줄었고 영업이익은 1420억 원으로 5.3% 감소했다.
  • 이번 인사에서는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진과 유통업 데뷔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올해에는 롯데 계열사 대표직을 두 번째로 맡기도 했다. 신 상무는 지난 2분기에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올해 초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 VCM에 처음 참여한 이후 하반기에도 참석했다. 또 지난 9월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층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나란히 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 회장도 신 상무의 인사에 언급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을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들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 신 상무가 유통 부문에서 활동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 상무가 롯데그룹에 대한 지분이 전혀 없지만 신 상무가 담당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신사업 외에도 글로벌 확장 등 경영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인사규모와 내용 등에 대해서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