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2024년 임원인사, 조직개편… '세대교체' 방점수펙스 수장 교체… "'따로 또 같이' 경영문화 발전 적임자"부회장단, 일선에서 물러나 계열사 경영 자문 역할 맡아신규 선임 임원 지난 4년내 '최저' 속 '여성' 임원 8명 눈길
  • SK그룹을 10년 가까이 이끈 '부회장 4인'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 자리에는 50대 리더들을 전진배치하며 세대교체가 본격화 됐다. 

    SK는 7일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의결하고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수펙스 의장이 바뀐 건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1964년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최종건 SK그룹(구 선경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여의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31세가 되던 해 선경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SK케미칼과 SK글로벌, 워커힐,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에서 기획과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과 SK건설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회사 측은 최창원 의장 선임에 대해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말했다.

    이날 SK그룹 계열사들도 이사회를 열고 신임 CES를 각각 선임했다. 우선 SK㈜ 사장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선임됐다. 또한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선임됐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에는 김양택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 김원기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각각 보임됐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박 부회장 퇴진으로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

    장동현 부회장은 SK㈜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으며, 성공적 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

    김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살려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박정호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얼라이언스(Alliance)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

    SK그룹은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부회장급 CEO들은 계속 그룹 안에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살려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도 새로운 인물들로 꾸려졌다. 최창원 의장 선임 외에 지동섭 SK온 사장을 SV위원회 위원장에,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거버넌스(Governance)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신규 선임했다.

    지동섭 신임 SV위원장은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 왔다. 정재헌 신임 거버넌스위원장은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을 지냈고,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을 겸임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번 협의회 인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SK 관계사들이 ‘또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영 인프라 구축 및 변화관리 구축에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K그룹 신규 선임 임원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신규임원 수는  총 82명을 나타냈다. 이는 ▲2021년 107명 ▲2022년 165명 ▲2023년 145명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SK그룹은 8명의 여성임원도 배출했다. SK그룹 총 여성임원 수는 지난 2021년 34명에서 2022년 43명, 2023년 50명, 2024년 53명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신규 선임 임원 수는 그룹 경영전략인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강화를 위해 각 사별로 인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