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코스피·코스닥 디커플링 현상 뚜렷코스닥 기업도 증시 부양책에 포함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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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다소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도 훈풍이 부는 분위기다. 조만간 공개될 세부 정책안에 코스닥 상장 기업도 포함시키는 방안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두 시장 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이후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증시 부양책이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유리하게 설정되면서 최근 코스피·코스닥 간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 것. 정부 정책이 발표된 1월 중순 이후 지난 7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5% 이상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3% 하락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상장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지수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책이 예고되자 금융·은행·보험·지주·자동차 등은 PBR이 1배 미만으로 대표적인 저PBR 업종이 부각됐다. 이중에서도 저PBR 대형주와 가치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바이오·이차전지·AI(인공지능)·로봇 등 코스닥 시장에 포진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소홀해졌다는 평이다.

    이들의 PBR이 저PBR로 분류되는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저PBR 기업의 반대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PBR은 15배, 2위인 에코프로는 11배에 달한다. 이 밖에 HLB(16배), 셀트리온제약(11배), JYP엔터테인먼트(6배) 등 시총이 큰 기업들의 PBR이 높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전체 20%, 코스피는 60~70%가 PBR 1배 미만 기업으로 상대적으로 코스피가 더 저평가됐단 인식이 더 강하다"며 "코스닥은 개인, 코스피는 외국인·기관 참여도가 높은데 외국인은 우리나라 증시 저평가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던 상황에서 정책의 실제 내용과 관계없이 정책 모멘텀 자체로 기대심리가 유입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저PBR의 관심이 커지면서 수급 차별화 현상이 나타났다. 전일만 해도 코스피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81억 원, 6258억 원씩 사들였지만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1078억 원 팔아치웠다.

    거래대금 변화도 뚜렷했다. 지난달까지는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00억 원으로 코스피(8조8700억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2월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닥 8조8000억 원, 코스피 12조3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총선까지 저PBR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도 코스피에 쏠리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들어 코스닥은 장중 800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코스닥 상장사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새로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코스닥 기업 전부가 아닌 일부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한해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부가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다면 코스닥 시장에도 거대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 기관 등 거대 자금이 유입되면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며 "최근까지 저PBR 업종에 눌려 상대적 약세였던 코스닥 시장의 이차전지주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