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기업, 미래 사업으로 배양육 등 선정하고 투자 늘려와풀무원, 2025년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소재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 상용화 목표대상·CJ제일제당 등 전담팀 꾸려 배양육 개발 나서
  • ▲ 배양육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 배양육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배양해 살코기를 만드는 '배양육'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배양육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며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배양육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포·미생물 배양을 통한 식품 원료에 대해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배양육을 식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된 셈이다.

    현재까지 세포 배양육 제품 판매가 허용된 국가는 싱가포르와 미국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 육류 수요 증가, 친환경과 웰니스 열풍이 확산되며 배양육 개발 필요성은 확대되고 있지만 식품 안전성 문제로 시판을 승인한 국가는 아직까지 극소수다.

    국내에서도 대안식품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정부에서는 2022년부터 배양육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말 배양육 등 세포배양식품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선정했다.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4월 미래 신산업 특별위원회를 출범, 배양육과 대체육 등 신산업·신소재 발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배양육 관련 투자와 연구에 몰두해온 다수 식품기업의 행보에도 큰 기대가 쏠리고 있다.

    풀무원은 2025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소재를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월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는 "풀무원 가공제품에 배양육으로 만든 식품 원료가 들어갈 수 있도록 안전성 등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2025년 배양육 상품화가 목표라고 밝혔다.

    심플플래닛은 2021년 4월 설립된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이미 지난해 배양육 개발에 성공했다. 소·돼지·닭·오리·광어 등의 근육, 지방, 혈관 등 원하는 조직의 영양소만 담겨있는 부분을 길러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 역시 지난 3월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세포 배양육 및 해산물 등 푸드테크 관련 다양한 국내외 스타트업 협업과 내부 연구를 통한 혁신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 글로벌 배양육 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IBK투자증권
    ▲ 글로벌 배양육 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IBK투자증권
    대상 역시 내년에 배양육을 만들어낼 배양 공정을 확보한다는 1차 목표를 세웠다. 식품업계 처음으로 배양육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코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수산배양육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3~4년 후쯤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트업 티센바이오팜도 올해 말까지 R&D 고도화 작업을 마치고, 내년 파일럿 생산시설을 구축, 2027년 100% 세포 배양육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월 초 '2024 삼성웰스토리 푸드페스타'에 참여해 소의 세포를 채취한 뒤 배양시켜 고기를 수확하는 배양육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2021년부터 배양육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며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예 FNT(Food & 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미래 식품 소재와 대체·배양 단백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2021년 세포배양육을 전문으로 하는 이스라엘 기업 알레프팜스, 갑각류 배양육을 전문으로 하는 싱가포르 기업 시오크미트에 투자했다. 2023년에는 미생물을 배양해 해산물 맛을 대체하는 단백질을 개발하는 내용으로 미국 아쿠아컬처푸드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밖에 롯데그룹, 삼성웰스토리, 푸드나무 등도 배양육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대체식품 사업 확장 기회를 틈틈이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표기에 대한 규제 등 아직 풀어나가야 할 요인들이 많지만 정부의 육성 의지가 높아 배양육 시장 성장 관련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상용화가 이뤄지면 소비자 신뢰 구축, 가격 경쟁력 등 많은 부분에 대한 허들이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