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수혜 계속퀼컴-브로드컴 추격 가시권단숨에 4위 엔비디아, 순위도 좌지우지TSMC에 밀린 삼성 1위 탈환도 주목
  • ▲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7위에 올랐던 SK하이닉스가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 훈풍에 힘 입어 다시 '빅(Big)5'에 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매출이 60조 원을 바라볼 정도로 시장 전망은 밝지만 AI(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행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지켜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매출 톱(Top) 25 기업에 SK하이닉스가 7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년 보다 28% 줄어든 233억 달러(약 32조 원) 매출을 올려 5위에서 7위로 물러났다.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삼성전자도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톱 자리를 내려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34% 줄어 486억 달러(약 67조 원)를 기록하며 3위에 그쳤다. 2년 전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던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가 693억 달러(약96조 원) 매출로 지난해 반도체 왕좌에 올랐고 그 뒤를 3위였던 인텔(515억 달러)이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다시 한번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에 업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HBM 1인자 자리를 굳힌 SK하이닉스가 빅5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단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지난해 5위와 6위인 퀄컴, 브로드컴 추격이 가능한 상황이다. 퀄컴은 지난해 309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5위에, 브로드컴은 270억 달러 매출로 6위에 올랐다. 퀄컴은 전년 대비 매출이 16% 가량 줄어 4위에서 한단계 내려왔고 브로드컴 매출은 12% 늘어 6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브로드컴을 지난 2022년 넘어섰던 경험이 있어 사실상 모바일, 통신 칩셋 강자인 퀄컴을 넘어서면 업계 빅5 안착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 규모는 60조 원 안팎이다. HBM 등 AI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고부가 제품 수요가 확대되는데다 기존 주력 제품인 범용 메모리 수요도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역대급 실적 달성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퀄컴은 지난해 43조 원에 못 미치는 매출을 냈고 올해도 실적 하향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는 지난해보단 1분기 출발이 좋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기업과 엔비디아에 이은 AI 반도체 시장 강자인 AMD에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AI 시장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엔비디아가 올해 반도체업계 판도를 또 한번 바꿀 여지는 충분하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매출이 102% 폭풍성장하며 반도체업계 8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 빅5 명단에 가볍게 이름을 올렸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하며 업계를 단숨에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도 그만큼 엔비디아의 행보에 명운이 걸려있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비디아 AI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엔비디아가 재고 조정을 시작하면서 HBM 수요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