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반기 '이자따먹기'로 30조 벌었다… ELS 충격에 순익은 뒷걸음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충당부채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뒷걸음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1000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조50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중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000억원)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각각 1000억원, 1700억원 증가했다. 

특수은행 순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4000억원)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한화오션 경영정상화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ROA(총자산순이익률)은 0.67%로 전년 동기(0.79%)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ROA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눠 얻어지는 수치로,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ROE(자기자본순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2%포인트 하락한 9.03%로 집계됐다.

항목별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증가한데 주로 기인했다. 상반기 말 국내은행의 이자수익자산 규모는 3248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자마진(NIM)이 0.06%포인트 축소됨에 따라 이자이익 증가세는 대폭 둔화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올 상반기 이자이익 증가율은 1.4%로 지난해 12.2%, 2022년 18.8% 대비 완만한 증가세르 보였다.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수료이익(+2000억원), 유가증권관련이익(+2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반면 외환‧파생관련이익(-6000억원)은 감소했다. 

영업외손익은 1조4000억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원) 대비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는 한화오션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으로 영업외손익이 증가한 반면, 올해는 ELS 관련 충당부채(1조4000억원) 적립으로 영업외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